<정부, 2020년 예산안 편성>실업급여 32.5% 급증… “선심성 예산으로 정책실패 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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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예산 9조5158억원
2021년엔 10조원 돌파 예상
내년부턴 평균임금의 60%로

‘소득주도성장’ 정책 대표하던
사회복지예산 14.7% 늘어나
생계급여에만 4조3379억원
건강보험 지원도 역대 최대치

미세먼지 74.6% 늘어 4조원
배출 저감 목표 1년 앞당기기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후폭풍으로 일자리 상황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내년 실업급여 예산 등을 대폭 늘려 잡자 정책 실패를 선심성 예산 정책으로 땜질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 순수 증가분(43조9000억 원·전년 대비 9.3% 상승) 가운데 노동과 보건·복지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 금액은 20조 원대에 달했다.

정부가 29일 내놓은 ‘2020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보건·복지·노동 예산(일자리 예산 포함)은 181조6000억 원이다. 올해보다 20조6000억 원(12.8%) 확대된 규모다.

늘어난 예산 중 고용노동부 소관 예산은 30조6151억 원으로, 올해(26조7163억 원)보다 3조8988억 원(14.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업급여 예산은 9조5158억 원이다. 올해(7조1828억 원)보다 무려 32.5% 급증했다.

실업급여 예산은 매년 증가 추세여서, 이 기조가 지속한다면 2021년에는 실업급여 예산만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급여 예산은 지급액 비율과 기간이 늘어난 데 따라 증액됐다. 현행 평균 임금의 50%를 실업급여 지급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60%로 확대했다. 지급 기간도 현행 90∼240일에서 120∼270일로 늘렸다. 여기에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에 예산 2771억 원이 추가됐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 동안 지급해 최저 생계를 보장한다는 제도다. 내년 7월부터 시행되며, 지원 대상자는 약 20만 명이다.

보건복지부 예산도 올해(72조5148억 원)보다 10조3055억 원(14.2%) 증가한 82조8203억 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예산 대비 증가분은 정부 전체 증가분(43조9000억 원)의 23.5%에 달한다.

소득주도성장을 대표하던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8조9413억 원(14.7%), ‘문재인 케어’로 대표되는 보건 분야 예산은 1조3642억 원(11.8%) 늘었다. 복지부는 증액된 예산은 사회안전망 강화와 건강 투자 및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저출산·고령화 대응 등에 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사회복지 분야의 생계급여에만 4조3379억 원(전년 대비 15.3% 증가)이 배정되면서 ‘퍼주기’ 예산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건강보험 정부지원도 역대 최대 규모인 8조9627억 원(13.8%)이 증액됐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예산 증액도 이뤄졌다. 영유아 보육료 지원 예산은 연장보육료 신설에 따라 3억 원이 늘었다. 정부는 내년 3월부터 보육시간을 기존의 종일반·맞춤반이 아닌 ‘기본 보육시간’과 기본 보육 이후 적용되는 ‘연장 보육시간’으로 구분한 새로운 보육 체계를 운영한다.

한편 심각성을 더해가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는 올해 2조3000억 원이던 예산에 1조7000억 원(74.6%)을 대폭 추가해 4조 원대 예산을 편성했다. 투자 확대로 핵심 미세먼지 배출원 감축 속도를 늘려 배출량 저감 목표를 1년 앞당겨 달성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2014년 기준 미세먼지 배출량 32만4000t을 2022년까지 11만6000t(35.8%) 줄이는 목표를 2021년에 이루겠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주무 부처인 환경부의 관련 예산도 올해 1조825억 원에서 2배 이상으로 늘어난 2조2904억 원에 달한다.

정선형·최재규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