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사태 격화하자… ELS 59조 ‘손실 공포’ 떤다

H지수 기초자산으로 편입
극적 반등없으면 상환못해

홍콩 시위가 격화하면서 상반기 홍콩 항셍(H) 지수에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의 거액 원금 손실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 국내에서 약 60조 원 어치가 발행된 ELS도 위험 신호가 켜졌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H지수의 극적 반등이 없는 한 당분간 조기 상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ELS는 59조2217억 원, DLS는 19조8044억 원 어치가 발행됐다. 월평균 발행금액은 각각 7조4027억 원, 2조4755억 원으로 지난해(각각 7조16억 원, 2조4064억 원)보다 늘었다.

특히 지난 3~5월 사이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편입한 ELS의 경우 당장 조기 상환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 3월 14일 H지수는 11447.27포인트였다. 중간가격 결정일인 9월 6일에는 H지수가 3월 지수에서 10%가 내려간 1만417.02포인트와 같거나 그 이상으로 형성돼 있어야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수 있는데, 2일 현재 H지수는 10083.20포인트인 상황이다. 앞으로 며칠 내 기준 가격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해당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원금과 함께 이자 수익을 얻기까지 또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 시기 발행된 ELS는 약 21억4661억 원 규모로 올해 전체 발행액(8월 기준) 41조1737억 원의 약 52.14%를 차지한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국내에서 발행돼 상환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ELS 상품은 32조 원어치에 달한다.

문제는 이처럼 조기상환이 미뤄질 경우뿐 아니라, 추가하락으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릴 가능성이다. 연계 상품은 통상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당시의 50~55%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손실을 보게 된다. 과거 2014~2016년 홍콩H지수와 국제 유가 급락이 겹치면서 상당 규모의 ELS·DLS가 큰 손실을 본 적이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져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ELS·DLS 투자자도 안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