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5100만 달러”… 北무역회사 홈피서 버젓이 무기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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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본사 둔 ‘조광무역회사’
KN-06미사일·다연장로켓 등
무기 목록·가격 올려놓고 판매

“사용법 알려주는 전문가 제공”
무기 제조기술까지 거래 정황

북한이 중국에 본사를 둔 조광무역회사 홈페이지에 KN-06 미사일을 5100만 달러(약 612억 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을 버젓이 올려놓고 제3국에 군사무기 판매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5일 드러났다. 조광무역회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소속 기업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한이 대북제재에 따른 외화난을 타개하는 차원에서 본격적인 대외 무기 판매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 본사를 둔 조광무역회사의 홈페이지에는 이날 현재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KN-06 지대공 미사일과 M1985 다연장 로켓을 비롯해 6·25전쟁 당시 사용됐던 T-34 전차까지 판매목록으로 올라와 있다. 1973년 설립돼 전 세계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힌 이 회사는 △건설·농업 △중공업 △조류 추적·연구 등 3개 분야 관련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모든 분야의 세부 판매 목록은 모두 군사 무기로 채워져 있다. 건설·농업 부분에는 폭풍호 전차와 천마호 전차 등 5개의 전차·수송차량이 소개됐고, 중공업 분야에는 각종 곡사·방사포, 조류 추적·연구 분야에는 KN-06 미사일이 소개돼 있다.

또 이 회사는 각각 무기 가격도 표시해놓고 있다. KN-06 미사일의 가격은 5100만 달러, M1985 다연장 로켓과 폭풍호 전차는 각각 630만 달러와 420만 달러가 가격으로 표시돼 있는 것. 각 무기에는 사거리를 포함한 간략한 소개도 붙어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모든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전문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혀, 북한이 사실상 무기 판매뿐 아니라 무기 제조 기술을 확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도 2017년 시리아로 화학공장 내장재를 공급하려던 북한의 시도가 그리스 정부에 의해 차단된 사실을 이날 뒤늦게 공개했다. 조광무역회사는 설립 당시 마카오에서 운영되던 북한의 해외 무역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회사였으며, 1980년대에는 공산품 등 서방 상품을 수입하고 비자를 발급하는 등 영사관 업무도 수행했다. 하지만 2005년 미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은행 내 북한 자산이 동결되는 사태가 발생한 뒤에는 본사를 마카오에서 중국 주하이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4일 북한을 방문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김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한 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들도 왕 국무위원이 4일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부부가 김 위원장 부부에게 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만 보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