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초비상’>열병 장기화 땐 돼지고기 소비위축 우려

농가, 2011년 구제역 사태 연상
정부 “수급 문제 없을 것” 전망

17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하루 사이에 급등했다. 하지만 ASF가 장기화할 경우 소비자 거부감이 커져 오히려 극심한 소비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17일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1㎏당 5975원으로 16일(4558원)보다 23.7% 올랐다. ASF가 발생지역과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경매가는 전날 4288원보다 29.3% 오른 6070원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축산물 공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판매된 돼지고기는 중간 도매상을 거쳐 1∼2일 뒤에 일선 대형마트나 정육점, 식당 등 소매업체로 유통된다.

업계에선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와 같은 대규모 업체는 1∼2주가량 재고 물량이 있어서 도매가 상승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지만, 재고가 없는 소규모 식당은 곧바로 가격을 올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ASF 발생으로 당장 돼지고기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육마릿수가 평년보다 13%나 많고, 육가공업체 등이 충분한 재고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돼지고기 가격의 급등 현상에 대해 이동중지명령에 따른 단기물량 부족을 우려한 중도매인의 선제적 물량 확보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했다. 한돈협회는 “지난 2011년 구제역 사태 때 혐오스러운 사진, 영상들이 여과되지 않은 채 그대로 생생하게 보도돼 소비기피 심리가 확산됐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