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도시재생 새뜰마을사업으로 탄생한 전남 순천시 ‘청수정 마을카페’에서 지난 17일 내부를 가득 메운 손님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순천시청 제공
노후지역 향동·중앙동 일대
한옥 새단장 ‘청수정 마을카페’
주민들이 임차해 공동 운영
월 평균 매출 1200만원 달해
옛 승주군청 ‘생활문화센터’
지역민들이 운영방식 등 결정
주변에 식당·카페 속속 창업
빈집 사라지고 일자리도 늘어
내달 24~26일 도시재생 한마당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는 전남 순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업 시행 후 민간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주변의 많은 빈집이 없어지고 일자리가 늘어났으며 관광객 급증으로 주민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17일 전남 순천시 향동·중앙동 일대를 둘러본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 관계자들은 새뜰마을사업(2015~2018)과 도시재생 선도사업(2014~2018)의 성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김이탁 국토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은 “순천시가 도시재생 관련 부서를 일자리경제국에 두어 부서 간 벽을 허물었고, 사업이 끝난 뒤 별도의 팀을 만들어 사후관리를 하는 점도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순천의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된 지역에선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띄었다. 우선 주민들과 ‘끝장토론’을 벌여 계획을 수립, 갈등 소지를 없앴다는 점이다. 또 거점시설을 잘 선정해 민간의 투자가 주변으로 몰리게 했다는 점이다.
새뜰마을사업으로 단장된 ‘청수정 마을카페’는 빈집으로 방치된 70년 된 한옥을 순천시가 매입해 리모델링 후 선보인 시설이다. 주민 18명으로 구성된 청수정협동조합이 시설을 임차해 엄니밥상(7000원)과 제육밥상(9000원) 등 메뉴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점심 때는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월평균 매출이 1200만 원에 달한다. 카페 옆 신축 건물에서는 주민들이 매월 200만 원어치의 ‘오란다’ 과자를 만들어 판다. 또 다른 신축 건물에는 경로당과 마을공작소(회의장, 쉼터 등 다용도 공간)가 있었다. 동행한 모세환 도시재생 코디네이터는 “달동네에 청수정 마을카페가 들어선 뒤 주민들에게 일자리가 생겼고 빈집들이 대부분 없어졌으며 신축 건물도 많이 들어서는 등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도시재생 선도사업으로 생긴 거점시설은 6곳으로 ‘문화의 거리’ 주변에 분산돼 있다. 옛 승주군청을 리모델링한 ‘생활문화센터 영동 1번지’는 건물 존치 여부, 운영방식 등이 주민 주도로 결정됐다. 공연장, 전시장, 녹음실, 동아리실, 청년문화센터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순천부읍성 서문 터 옆 공지에 건립된 ‘서문안내소’는 애초 저명한 전문가가 설계했으나 주민들이 주거환경권 침해 등을 문제 삼자 황지혜 작가에게 디자인을 의뢰해 지은 건물이다. 사람의 체온을 연상케 하는 길이 36.5m, 높이·폭 3.65m 규모로 마을방송국, 작은도서관, 마을안내소, 놀이방 등을 갖췄다. 창작예술촌 시설물 4개 중 ‘창작예술촌 1호’ 건물은 팝업스토어 개념으로 원하는 단체·주민에게 1~2개월씩 개방된다. ‘김혜순 한복 공방’은 규방 소품 등 만들기 체험장으로 활용된다. ‘조강훈 아트 스튜디오’는 다양한 전시행사를 여는 곳이다. ‘장안 창작마당’은 시민들의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거점시설들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면서 주변에 식당, 카페 등의 창업도 늘고 있다. 특히 메밀국숫집과 정육식당 등이 성업 중이다.
국토부 주관 도시재생이 성공하면서 순천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사업도 추가로 유치했다. 376억 원 규모의 ‘순천부읍성 역사문화관광자원화 사업 건축공사’가 지난해 8월 착공돼 2020년 8월 완공될 예정이다. 사업비 규모가 도시재생 선도사업 전체 예산 200억 원보다 훨씬 많다.
도시재생의 성과는 수치로도 눈에 띄게 확인된다. 양효정 순천시 도시재생과장은 “선도사업 추진 결과, 빈집이 187동에서 7동으로 줄었고 사회적경제 기업 40개 법인이 생겨나 청년 등 156명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상점 매출액과 관광객 수는 4년 새 2배가량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국토부, 전남도와 함께 오는 10월 24~26일 이 일대에서 ‘2019 도시재생 한마당’ 행사를 열고 지역의 변화상과 도시재생 사업 성공의 노하우를 공개할 계획이다.
순천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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