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6명 집유 받자마자… 투쟁 수위 높이는 민노총

톨게이트노조 직고용 투쟁 집중
KTX승무원 등 줄파업 예고도

민주노총이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의 직접고용 문제를 구심점으로 삼아 하반기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철도노조 소속 KTX·SRT 승무원들과 국립대 병원,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 등에서도 파업을 예고하면서 민주노총과 정부 간 대립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19일 법원이 국회 앞에서 폭력 불법 집회를 주도했던 민주노총 간부 6명에 대해 집행유예 처분을 내리면서 민주노총의 투쟁이 힘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은 23일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앞에서 제69차 임시대의원회의를 열고 12월까지 이어지는 대정부 투쟁계획을 확정했다. 애초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에서 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투쟁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장소를 변경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임시대의원회의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후퇴를 넘어 반노동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평가와 더불어 상반기 투쟁이 집중됐던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와 관련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관련 투쟁을 이끄는 민주일반연맹도 힘을 받은 듯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민주일반연맹은 이날 오전 한국도로공사 본사 2층에서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수납원 중 47명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승소한 수납원 499명 중 민주노총 소속으로, 자회사 정규직을 선택한 경우 받는 소집교육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로공사는 499명 중 50명(한국노총)이 자회사 정규직을 선택하고 이날 소집교육에 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소속 수납원 대부분은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추석 기간 파업을 벌였던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 지부도 이날 오전 서울역과 대전역 광장에서 각각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했다. 톨게이트 노조와 마찬가지로 KTX·SRT 승무원들의 직접고용을 주장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의 역풍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 지부는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식당·카페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다”며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정선형·서종민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