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文, 광장 업고 檢과 정략적 대결… 민주주의 근간 훼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수호”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제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라고 적은 문구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다시 촛불민심 기대는 文정권

與 압박에도 曺수사 계속되자
대통령,직접나서 檢과 대립각
法절차 무시한 포퓰리즘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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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문재인(얼굴) 대통령의 “절제된 검찰권 행사” 발언 이후 ‘대통령 대(對) 검찰’ 구도로 급격히 재편하고 있다. 조 장관과 검찰 대립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 친여권 인사들이 대거 검찰 비판에 나섰지만 검찰이 말을 듣지 않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검찰을 몰아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대규모 검찰 규탄 집회가 열리는 등 집권세력이 ‘광장’과 ‘대중’을 앞세워 검찰 개혁을 외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오는 ‘포퓰리즘 정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이 설령 검찰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더라도 민주주의 위기는 불가피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3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광장 민주주의로 집권한 문재인 정권이 다시 광장 민주주의에 호소하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광장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를 대체할 수 없다는 교훈을 망각한 중대한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선동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 달 만에 적폐 청산의 상징에서 검찰 개혁에 저항하는 적폐의 상징으로 만드는 것은 사실관계도 틀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퇴진”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집회 참가자들이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이라고 적은 문구를 들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왜곡이 결국 ‘대중 독재’로 이어져 민주주의의 후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선동정치, 진영 논리로 민주주의가 왜곡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 교수도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이 다중의 세를 과시하게 되면 반작용도 있을 수밖에 없다”며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다중의 위력을 과시하는 대중집회만능주의로 흐르게 되는 악순환의 시작이 바로 28일 집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검찰을 압박하고 조국 수호를 검찰 개혁과 등치시키는 것은 검찰 개혁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의자가 검찰 개혁의 주체가 되는 게 맞느냐는 상식 밖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행태에는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가 깔려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자기 지지층만을 위한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했다.

민병기·김유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