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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복심(1919∼2018)
할머니,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저를 27년간 사랑으로 길러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한 번도 할머니가 주신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태어나자마자 할머니가 저를 길러주시면서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항상 주전자로 보리차를 끓여 주셨고, 제 아침밥도 굶겨 보신 적이 없습니다. 혼자 저를 군대에 보내고, 우수한 학업 성적으로 공무원 취업까지 시키신 할머니는 제가 평생 다 갚지 못하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할머니, 매일매일 보고 싶어요.
제가 운동하던 시절 자고 있을 때면 몸을 다쳤나 싶어 제 몸을 확인하시고 상처 딱지가 앉은 곳에 연고를 발라주셨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집에 갈 때면 밤 열두 시에 제가 언제 오나 항상 창문에서 기다리시던 할머니, 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제가 군대에 있던 때 할머니께 치매 증상이 왔다는 걸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그날은 공중전화를 붙잡고 할머니 걱정에 많이 울었습니다. 할머니는 ‘손자 밥 먹었냐’고 태연하게 물어보시고 제 걱정만 해주셨어요.
이제 사랑하는 손자도 서른이 돼가, 할머니가 생전 많이 보셨던 수진이와 내년 결혼을 준비합니다. 예쁜 증손주 낳아 할머니 계신 산소에 데려가 인사시키고 할머니 자랑 많이 할게요. 할머니 임종 전 말씀대로 “잘 살겠습니다.” “할머니, 고마워, 사랑해∼! 보고 싶어.”
손자 송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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