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임신·가짜결혼… 불법 청약당첨 5년간 2324건

통장 불법거래 1361건 ‘최다’
위장전입도 745건으로 집계

아파트 청약 당첨을 위해 청약 통장을 불법으로 거래하는 것은 물론, 허위로 임신했다고 속이거나 가짜 결혼을 올리는 등 다양한 형태의 범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이 바늘구멍 뚫기만큼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약 4년 반 동안 경찰이 국토부에 통보한 불법 청약 당첨자는 모두 1536명으로, 이들이 관여한 불법 당첨 주택 수는 2324가구로 집계됐다.

연도별(경찰 수사 종결 시점 기준) 불법 당첨 주택 수(당첨자 수)는 2015년 1343가구(341명), 2016년 161가구(593명), 2017년 2가구(2명), 2018년 609가구(461명)이며, 2019년 7월까지는 209가구(139명)였다.

불법 청약 당첨 2324가구를 유형별로 보면 △청약통장 양도 등 불법 거래 1361건 △위장전입 745건 △위장 결혼 146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자녀 허위 임신진단서·출생신고도 6건 적발됐는데, 올해 4월 이후 국토부가 신혼부부·다자녀 특별공급 당첨자 전수 조사 등을 거쳐 56건의 임신진단서 위조 의심 사례를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라 이 유형의 최종 불법 사례는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경기도에 거주하는 A 씨는 특별공급 아파트에 당첨시켜 주겠다는 B 씨의 제안을 받고 자녀가 1명뿐임에도 쌍둥이를 임신해 자녀가 3명이라고 속여 신혼부부 특별공급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이후 B 씨는 쌍둥이를 가진 것으로 위조한 임신진단서를 A 씨 대신 시행사에 내고 대리 계약을 체결했다. 안 의원은 “집값 급등을 부추기는 투기 세력 유입을 막고,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분양 기회를 늘리는 차원에서 부정 청약 시도는 반드시 찾아내 엄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