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이후>한인섭 ‘조국 아들 인턴십 답변 회피’에… 與野 난타전

- 정무위 국감

野 “국감 우롱하는거냐” 비판
與 “여긴 청문회장 아냐” 방어

17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4개 출연연구기관을 상대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들의 인턴십 증명서 발급 논란과 관련,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이었던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에게 사실 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한 원장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고 버티면서 초반부터 야당 의원들과 한 원장의 충돌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형사정책연구원 관련 질문을 하라”며 한 원장을 방어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 원장을 향해 “2013년 7월 15일 인턴 증명서를 조 전 장관 아들에게 떼 준 적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한 원장이 “현재 수사 중인 상황이어서 답을 드릴 수 없다”고 하자 성 의원은 “수사 중이라고 얘기 안 하면 국민에게 뭘 보고하러 나왔느냐”고 질타했다. 한 원장은 “수사 중이어서 답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같은 당 김선동 의원은 “한 원장이 기본 사실도 언급하길 회피하는 태도는 국감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본인이 소속된 기관 문제가 아니고 형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는 형사정책연구원장 청문회 자리가 아니다”라며 “사안에서 벗어나 질의하는 것에 대해 정무위원장이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청문회를 하겠다는 건 아니고 형사정책연구원장으로서 제대로 된 자격을 갖췄는지, 업무 수행능력이 있는지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자리”라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제4조에 따르면 국가 기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빼고는 증언을 거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어떤 증인도, 심지어 참고인도 수사 중인 사실을 국감장에서 진술한 적이 수년간 한 번도 없었다”고 받아쳤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한 원장이 연구원의 연구위원을 뽑을 때 응시자격을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출신을 채용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선동 의원은 “인턴예정증명서 발급에 가담했던 사무국장이 연구원에 채용된 것이냐”고 물었다. 한 원장은 “연구위원으로 채용된 직원과는 예전부터 아는 사이이긴 했지만 제가 센터장으로 있을 때 일했던 사람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유진·손고운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