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대응, 美軍 지휘부만 가능…전작권 전환 실현 가능성 없어”

버웰 벨 前한미연합사령관 밝혀
‘한미클럽’ 전작권 전환 인터뷰서
전직 국방장관·연합사령관 7명
“신중”·“반대” 의사 공개적 표명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30일 “북핵 대응은 오직 미군 지휘부만 가능한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서 전작권 전환에 공개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도 “현실을 무시하고 자존심만을 중시한다면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쟁에서 성공적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전직 한국 국방부 장관과 한미연합사령관 7명이 한목소리로 전작권 전환에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벨 전 사령관은 이날 주미 특파원 출신 언론인 모임인 한미클럽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과의 전쟁은 재래식과 핵이 동시에 동원되는 상황으로, (재래식 군사위협만 상정한) 전작권 전환은 한반도에서의 전투 관점에서 볼 때 더 이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태영 전 장관도 이날 발행된 한미클럽의 ‘한미저널 3호’에 실린 서면인터뷰에서 “장차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쟁은 중국·러시아의 지원을 확보한 북괴군이 핵과 미사일을 투입하는 형태”라면서 “전작권 전환보다는 연합사에 최우수 한국군 간부를 배치해 배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서먼·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도 전작권 전환 시기를 특정하기보다는 “한국군이 전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한·미가 전작권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동신·윤광웅·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도 한국군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조건과 능력에 따라 전작권 전환 시기가 결정돼야 한다며 전작권 전환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김동신 전 장관 등 일부는 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클럽이 인터뷰한 8명의 전직 국방부 장관 및 한미연합사령관 중 7명이 전작권 전환에 부정적인 셈으로, 유일하게 월터 샤프 전 사령관만 “전작권 전환 계획은 한국 안보를 위해 잘 계획된 로드맵”이라며 전작권 전환에 우호적인 입장이었다.

한편 이날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은 RC-135U(컴뱃 센트) 정찰기 1대를 주일미군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투입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