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중·일 3국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가 발표된 20일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약한 덕분인지 인천 중구 운서동 스카이72골프장에서 바라본 서쪽 하늘이 깨끗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 우리나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상태를 보였다. 오른쪽 위 작은 사진은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던 지난 1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모습. 곽성호 기자
- 韓·中·日 공동연구 결과 발표
모르쇠 하던 中의 첫 인정 불구
연평균 유입비중 제시에 그쳐
韓 자체영향 51%로 中보다 커
“시기별 분석땐 中의 책임비중
10~20% 가량 늘어날 가능성”
20일 한·중·일 3국이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 보고서를 발간한 것에 대해 직전까지 ‘모르쇠’로 일관해온 중국이 처음으로 한국의 심각한 초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일정 부분 인정했다는 점에서 진전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보고서가 오는 23일 열릴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중국이 앞으로 초미세먼지 저감에 얼마나 전향적인 공조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2017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유입 비중만 제시하고 정작 국민이 궁금해하는 고농도 시기(통상 12~3월)의 중국발 비중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아 ‘핵심이 빠진 연구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은 2017년 연평균 기준으로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우리나라 3개 도시(서울·대전·부산)에 대한 평균 영향이 32%라는 내용이 담긴 이번 보고서의 발표에 앞서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한국에 대한 영향을 축소·부인해왔다. 지난해 12월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나온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지난 3월에는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국 초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왔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게다가 구체적인 원인을 규명하는 한·중·일 공동 보고서 발간을 지난해 초 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의 거부로 무산되기도 했다.
중국이 이번에 처음으로 책임을 인정했지만 실효성 있는 협조에 나서게 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국 측은 자국이 한국 초미세먼지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26%로 낮춰보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은 35%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에 대한 중국 영향만 보면 한국과 일본은 각각 39%로 평가한 데 비해 중국은 23%로 평가하는 등 의견 차가 크다. 또한 핵심인 ‘고농도 시기의 중국발 유입 비중’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 과제로 미룬 상황이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발표 여부를 두고 완강히 거부하던 중국 측을 설득해 미흡하나마 연평균 기여율 발표를 이끌어 낸 것”이라며 “과학원 차원에서는 연평균에 비해서는 고농도 시기 중국 기여율이 10~20% 올라가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태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연평균으로만 보면 국민 입장에서는 실제 영향에 비해 저평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 사례를 봐도 당장 구체적인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유럽 지역의 산성비 문제에 대해 낮은 수준의 협조를 이끌어 낸 ‘장거리 월경성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은 1967년 스웨덴 과학자의 문제 제기 후 체결까지 12년이 걸리기도 했다. 결국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에서 중국으로부터 얼마나 책임성 있는 태도를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초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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