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무료로 산모 돌보셨던 아버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황규석(1921∼2005)

나의 우상 아버지에게. 아버지, 셋째 선철입니다. 아버지가 저희 곁을 떠나신 지 햇수로 15년이 다 돼 갑니다. 시간이 덧없이 참 빠르네요. 요즘 저는 꿈속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는 기쁨에 살고 있습니다. 저도 어느덧 환갑이 지났지만, 꿈속에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을 느끼는 철부지 아들이랍니다. 최근에는 꿈에 어머니가 제 무릎에 앉아 제가 구워드린 고기를 맛있게 드셨는데, 아버지가 그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더라고요. 파란만장한 시기에 3남 2녀를 건사하느라 고생하신 두 분께 뒤늦게라도 꿈에서 효도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온정이 넘치는 분이셨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 평생을 살면서 형편이 어려운 산모는 무료로 돌보셨고, 친척이 어려움에 빠지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셨습니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는 무한사랑을 베푸셨죠. 제가 고등학교 때 잘못해 아버지가 학교에 불러가셨을 때도, 제가 성인이 돼 사업에 실패했을 때도,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묵묵히 품에 안으셨습니다.

아버지는 우리 형제 중 아버지를 빼닮은 저를 유독 아끼셨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밤늦게 귀가하시면 손전등으로 자는 제 모습을 확인하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셨죠. 그런 아버지를 요즘 꿈에서 다시 만나니 너무 행복합니다. 우리 꿈에서 자주 만나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셋째 아들 황선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립습니다’사연, 이렇게 보내주세요

△ 이메일 : phs2000@munhwa.com

△ 카카오톡 : 채팅창에서 ‘돋보기’ 클릭 후 ‘문화일보’를 검색. 이후 ‘채팅하기’를 눌러 사연 전송

△ QR코드 : 독자면 QR코드를 찍으면 문화일보 카카오톡 창으로 자동 연결

△ 전화 : 02-3701-5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