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창준위원장
양당서 마음 떠난 유권자들
4년 전에도 우리에게 표 던져
‘제2 돌풍’ 일으킨다는 자신감
야권 통합해야 이긴다는 말은
여의도式 ‘정치공학적’ 발상
현정부, 헌법 정신 무너트려
자기편 챙기는 가짜 민주주의
안철수 국민의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은 “‘야권이 통합해야 이긴다’는 말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여의도식 정치공학적 발상”이라며 “항상 자유한국당을 찍고 항상 더불어민주당을 찍는 유권자가 양 극단에 어느 정도 있지만, 최소한 국민 절반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은 한국당 영역에서, 우리는 실용 정치와 중도 영역에서 치열하게 국민께 호소하고 이를 통해 야권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겨냥해 야권 통합이나 선거 연대에 나서지 않겠다고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안 위원장은 “4년 전 (20대 총선에서) 35∼40석의 목표를 밝혔을 때 아무도 믿지 않았다”며 ‘제2의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안 위원장은 “현 정부는 민주화 세력이었을 수는 있지만, 민주주의자는 아니다”라며 “헌법 정신을 완전히 무너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국민당’ 당명 사용 불허에 항의했는데.
“선관위가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민적 기대가 컸고, 국민의당이 중재 역할을 하면서 정치를 선도했는데 당시 선관위가 없는 리베이트(의혹)를 만들어 검찰에 고발했다. 의원과 당직자 등 7명이 기소됐는데, 3년 뒤 100% 무죄로 확정됐다. 당시 신생 정당이 상처받지 않도록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결과적으로 제가 대표를 그만두면서 당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됐고, 나쁜 이미지만 남았다.”
―총선에서 몇 석을 목표로 하나.
“4년 전 국민의당 때도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35∼40석을 목표로 한다고 하자, 아무도 믿는 사람이 없었다. 투표 당일에도 일부 방송 출연자들은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38석을 획득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어떤 인재를 영입할 건가.
“제일 중요한 기본은 ‘정치를 사회적 봉사로 생각하는 사람’ 아니겠나. 우리 당이 꼭 실현해야 할 가치가 공공성 회복이다. 한국 정치의 가장 뿌리 깊은 문제는 자기 편을 세금으로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 있는 것이다. 정당이 아닌 사익 추구의 이익단체 형태를 보이고 있다. 두 번째는 실용정치를 할 수 있는 분이다. 진영정치가 무엇인가. 우리 편은 무조건 맞고 상대편은 무조건 틀리다는 것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제가 생각하는 실용 정치는 굉장히 간단하다. 사회생활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내 생각만 고집하면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합의하고 실행에 옮겨야 일이 된다.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전문가 출신들, 이런 사람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사회생활을 안 해보고 세금 한번 안 내본 사람들이 정권을 좌지우지하니, 특히 경제문제에 아마추어적일 수밖에 없다.”
―보수 통합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정부가 우리나라를 망가뜨리지 못하게 이번 총선에서 견제를 해야 한다. 한국당의 오랜 지지자들은 믿지 않겠으나, 일 대 일로 대결하면 (야권이) 백전백패다. 야권에서 각자가 치열하게 국민 마음을 얻는 노력을 하고, 이를 통해 파이를 키워야 이 위기를 뚫고 갈 수 있다. 한국당은 한국당 영역에서, 우리는 실용정치, 중도 영역에서 치열하게 국민께 호소드려야 한다. 4년 전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당시 원로들은 ‘야권이 통합하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했다. ‘야권이 통합해야 이긴다’는 말은 유권자를 굉장히 무시하는 여의도식 정치공학적 발상이다.”
―4년 전과 비교해 지지기반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항상 한국당을 찍고 항상 민주당을 찍는 유권자가 양 극단에 어느 정도 있지만, 최소한 국민 절반은 그렇지 않다. 4년 전에도 새누리당에 실망해 이탈했지만 민주당을 찍지 못하는 유권자가 (우리에게) 온 거다. 만약 국민의당이 없었으면 선거를 포기했을 분들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과거 보수는 30% 중반 정도가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했으나 지금은 20% 초반이다. 민주당이 30% 후반 지지율이지만 마음이 급속히 떠나고 있다. 반면 무당층은 선거가 다가오는데 계속 늘어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나.
“외국에 있으면서 한국 정치 뉴스를 전혀 안 봤다. 어느 날 갑자기 저에게 오는 이메일, 우편이 거의 10배로 늘었다. 나중에 보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벌어졌더라. 다시 한국 정치를 보니 우리나라는 한마디로 내전 상태였다. 유럽은 하나같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만 뒤로 가고 있는 거였다. 최근 제가 2017년 대통령선거 때 한 3대 예언이 화제가 됐다고 한다. 다시 찾아보니 당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3가지 일이 생길 거라고 말했다. 지지하지 않은 국민 절반을 적폐로 돌리니 전 국민이 반으로 나뉘어 5년 내내 싸울 거라고 했다. 두 번째로 세금으로 자기 편 챙기기만 하는, 무능하고 부패한 사람을 뽑아 쓰는 정부가 될 거라고 얘기했다. 세 번째는 우리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로 후퇴한 나라가 될 거라고 했더라. 지금 보니 결국 3가지 예언이 다 맞았다.”
―문 대통령과 같은 당에서 활동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말인가.
“그렇다. 사회를 분열시키고, 부패·무능하고, 미래 대비는 안 한다. 근본적 원인 중 하나가 진영주의 논리에서 파생된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다. 그게 가짜 민주주의 정부를 만들었다. 법을 어기면서도 자기 편을 챙기려 하니 전체주의로 가는 것 아니겠나. 스스로 왕이라 생각하고 국민 위에서 명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에 대한 개념이 없다. 당장 임미리 (고려대) 교수 건만 보더라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무지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표출된다. 자유의 소중함은 아예 고려사항에 없다.”
―총선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대선에는 도전하나.
“이번 총선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조성진·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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