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구미·울산·김천… 전국 생산현장도 뚫렸다

확진자 나온 사업장 방역·패쇄
“국내 부품대란땐 제조업 무너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전국 생산 현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에 한정됐던 여파가 지역 사회 감염을 계기로 대·중소기업에 전방위로 확산되자 국내 기업들은 사업장 폐쇄, 생산 차질 등 물리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폐쇄, 방역작업을 진행한다. 확진자가 근무하던 장소는 25일 오전까지 하루 더 폐쇄하고 정밀방역을 실시한다. 해당 사업장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 경북 구미 국가 산단에 사업장을 둔 LG그룹 계열사도 비상대응 태세를 강화했다. LG전자는 대구에 거주하면서 구미사업장으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재택근무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외부에서 클라우드에 원활히 접속되도록 관련 장비와 네트워크도 점검 중이다.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셧다운(일시중지) 사태를 겪은 완성차 업계에도 다시 비상이 걸렸다. 이날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사업장을 실시간 점검 중이다. 대구·경북 지역 협력업체 방문을 자제하면서 협력업체가 납품한 부품을 모두 방역 중이다. 대구·경북 지역 내 현대차 1차 협력업체는 60여 곳으로 이들은 300여 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 1차 협력업체 직원이 경북 경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거제시와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경남 거제에서 지난 23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단생활을 하는 대형 조선소사업장 관계자들을 소집해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책회의에 나선 것이다.

정유·화학사들도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4사는 방역 강화 외에도 직원 체온을 실시간 점검하는 등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경북 김천 1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온 코오롱생명과학도 이날 오후까지 공장 문을 닫은 채 재가동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발 부품 대란이 일어나면 중국발 부품 공급 차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장이 커 국내 제조업의 도미노 셧다운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권도경·이은지·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