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가, ‘격동의 시대’ 먹먹한 여인들의 삶… 대신목자, 인간의 이기심·죄의식 까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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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이성열 ‘화전가’- 극단물리 한태숙 ‘대신목자’ 연출

국내 대표적 연극 연출가인 이성열과 한태숙의 신작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이성열은 극단의 창단 70주년 기념작인 ‘화전가’(위쪽 사진)를 직접 연출한다.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인 한태숙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극단 물리의 ‘대신 목자’(아래쪽)극본을 쓰고 연출도 맡았다.

국립극단의 올해 첫 작품이기도 한 ‘화전가’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의연하게 일상을 살아낸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목 화전가(花煎歌)는 여인들이 봄나들이를 떠나 꽃잎으로 전을 부쳐 먹으며 즐기는 화전놀이에 관해 읊는 노래를 뜻한다. 1950년 4월, ‘김씨’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한 집에 모인 9명의 여인이 환갑잔치 대신 화전놀이를 떠나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유쾌하지만 어딘가 먹먹한 분위기가 감돈다.

‘3월의 눈’ ‘1945’ 등을 통해 지나온 역사 속의 인간 이야기에 천착해 온 배삼식 작가가 극본을 썼다. 동시대 사회 현실과 연극의 접점을 찾기 위해 애써 온 이성열 연출이 배삼식의 극작 세계를 어떻게 무대에 구현할지 주목된다.

예수정을 필두로 전국향, 김정은 등 내공 깊은 배우들이 함께해 여인들만의 깊은 연대를 그려낸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에서 한복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들은 김영진 한복 디자이너가 의상을 맡았다. 오는 28일부터 3월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대신 목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이다. 오는 3월 6일부터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한태숙 연출에 의하면, 주변 모든 것은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여기는 인간 이기심의 이중적 잣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버린 아이에 대한 죄의식으로 산에 버려지는 생명들을 구하려는 한 어머니의 사연 등을 통해 우리가 버린 것들에 대한 진정한 사죄의 의미를 되짚는다. 외면적으론 아이를 해치고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와 그 늑대를 돌봐온 사육사, 늑대 탈출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에쿠우스’ ‘이방인’ ‘맨 끝줄 소년’으로 잇달아 호평을 받은 전박찬과 무대와 스크린에서 두루 활약하는 서이숙이 함께 출연한다. 실력파 배우로 꼽히는 손진환·김은석·성여진·김도완·유승락·박수진도 만날 수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