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합니다>제대한 친구 ‘힘줄’에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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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규(28)·박지영(여·28) 커플

저희는 함께 미국 여행을 갔다가 결혼을 약속하고 왔어요. 저(지영)는 고등학생 때 친구 생일파티에 갔다가 민규를 만나게 됐어요. 민규는 앞머리를 예쁘게 드러낸 제 모습에 반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당시 전 민규에게 이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았고, 친구로 지내게 됐어요. 민규가 군에 입대하며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 갔죠. 4년이 지난 어느 날, 제대를 앞둔 민규에게 연락이 왔어요. 전역 축하파티를 하자며 함께 치맥을 먹게 됐는데 포크로 치킨을 발라 먹는 민규의 팔에 힘줄이 ‘툭!’ 불거져 있더라고요. 그때, 호감이 생겼습니다. 4년을 돌고 돌아 사랑의 타이밍이 맞춰졌죠.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희 커플의 취미는 여행이에요.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6년 동안 공백기 없이 일했어요. 그 덕에 해외 10곳을 여행했죠. 재작년, 미국 여행 때였어요. 그랜드캐니언을 목표로 렌터카 자유여행을 가고 있었습니다. 600만 년에 걸쳐 강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졌다는 호스슈벤드라는 관광지를 거치게 됐어요. 안전펜스 같은 것도 없이 자연 그대로 만들어져 낭떠러지 같은 곳이었죠. 이곳에 도착하니 날씨가 안 좋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모래 돌풍이 불기 시작했어요. 저도 모르게 몸이 낭떠러지 쪽으로 끌려가더라고요. ‘이러다 죽는 건가’란 생각을 하며 주저앉았는데, 갑자기 누가 절 껴안고 모래바람을 막아줬습니다. 바로 민규였습니다.

민규는 돌풍이 잔잔해질 때까지 온몸으로 버티고 있었어요. 바람이 좀 잔잔해지니 절 안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더라고요. 그 순간, 이 사람한테 내 인생을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7년 열애 끝에 올해 12월 12일, 결혼합니다. 나중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서도 서로의 변함없는 0순위가 되고 싶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