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生에서 기억할 만한 음식 5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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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그리워졌다 / 김용희 지음 / 인물과 사상

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 김용희 작가가 ‘이번 생에서 기억할 만한 음식’ 50가지에 대해 쓴 음식 에세이다. 부제는 ‘인생이 허기질 때 나를 지켜주는 음식’. 음식이 우리 몸을 살찌우는 영양소 덩어리 물질이 아니라 정신적인 그 무엇이라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 속엔 언제나 그 음식을 소재로 한 소설, 영화, 시, 노래가 나온다. 칼국수 편에선 김애란의 소설 ‘칼국수’가, 달걀말이 편엔 이누도 잇신(犬童一心) 감독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속 폭신한 달걀말이가 나온다. 전복 이야기엔 “제일 좋은 건 님 오시는 날 따다주려고 물속 바위에 붙은 그대로 남겨둔다”는 서정주의 시, 고등어구이 편엔 김창환의 노래 ‘어머니와 고등어’가, 삼겹살 편엔 송해성 감독의 영화 ‘고령화 가족’이 등장한다. ‘고령화 가족’ 속 어머니는 인생에서 패배하고 집으로 기어 들어온 중년의 세 남매에게 매일 힘내라며 지글지글 삼겹살을 구워준다. 이 음식에 대한 텍스트에 작가의 어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에 대한 물기 넘치는 추억이 더해진 뒤 결국 작가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풀려나간다. 작가는 말한다.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으면 지금까지 먹은 음식이 무엇이었는지를 기억하라. 그것이 당신의 인생이다.” 284쪽, 1만45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