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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08일(水)
신승훈 “‘이 또한 지나가리라’… 위로와 용기주는 노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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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주년 기념 ‘마이 페르소나스’ 발표 신승훈 화상인터뷰

‘신승훈 표’ 발라드 8곡 담아
공교롭게 코로나와 겹쳤지만
들으면 ‘哀而不悲’ 의지 솟아

후배가수 노래 2곡 리메이크
가려졌지만 좋은 음원들 많아
빛 보게 하는 게 선배의 의무


“30주년 됐지만 ‘신승훈 표’ 위로와 애이불비(哀而不悲)는 현재진행형!”

‘발라드 황제’ 신승훈이 8일 30주년 기념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My personas)’를 발표한다. 1990년 앨범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한 이후 12번째이자 정규로는 4년 만의 앨범이다. 그는 당초 11일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개최 시기를 6월로 미뤘다. “팬들과의 교감을 벼르고 별렀다”는 그로선 매우 안타까운 심정일 터. 아쉬운 대로 6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를 만났다.

“인생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한다. 30주년이 되니까 가수로서 반환점에 다다른 게 아니냐고 물으시는데 이 질문은 10주년에도 20주년에도 받았던 것이다. 그때는 왜 벌써 이런 질문을 할까 하고 의아해했지만 지금은 반환점에 있는 것 같다. 다만 의미는 다르다. 되돌아가는 의미로의 반환점이 아니라 오늘이 중요하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의 반환점이다. 현재진행형으로 충실하게 하고 싶다.”

‘마이 페르소나스’는 총 8곡으로 구성됐다. 30주년 기념이라고 해서 ‘미소 속에 비친 그대’나 ‘그 후로 오랫동안’ 같은 검증된 히트곡을 넣지는 않았다. 타이틀곡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 ‘그러자 우리’ 등 직접 작곡한 6곡에 후배들의 노래 2곡을 더했다.

“그동안 수많은 장르에 도전해왔지만 이번엔 실험 정신이 전혀 없는 곡을 쓰고 싶었다. 몇 소절만 들어도 신승훈이 생각나는 노래들을 담았다.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는 팬들에 대한 ‘생스 투(Thanks To)’의 느낌으로 만들었다. ‘늦어도 11월에는’은 영화 ‘라라랜드’에서 영감을 받아 피아노 반주와 보컬만으로 꾸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오래전에 쓴 곡인데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와 겹쳐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곡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신승훈의 의도대로 6곡은 한결같이 ‘1990년대 신승훈’을 떠오르게 한다. 슬프지만 울지 않겠다는 ‘애이불비’의 의지, 감미로운 리듬과 정제된 노랫말 속에 스민 위로의 정서다.

“솔직히 예전에 많은 사랑을 받을 때는 나도 팬들을 진짜 사랑하는 걸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정도 됐으면 사랑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사랑을 남발한다. 비틀스 ‘렛 잇 비’처럼 팬들과 함께하는 노래, ‘슬픈데도 이 노래를 들으면 괜찮아져’ 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 ‘애이불비’를 내포한 김소월의 시를 좋아한다. 난 슬퍼도 상대는 편안해지길 바라는 마음… ‘보이지 않는 사랑’의 ‘미소 짓는 얼굴로 울고 있었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거센 강물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가사도 마찬가지다.”

나머지 2곡은 후배 가수들의 노래다. 원우가 2007년 발표한 ‘워킹 인 더 레인’과 더필름이 2014년에 내놓은 ‘사랑, 어른이 되는 것’을 리메이크했다. 선배 가수를 리메이크하는 경우는 봤어도 후배 가수 리메이크는 드물다. 역시 신승훈다운 선택이다.

“음원 홍수의 시대다. 너무 좋은 노래인데 가려진 곡이 많다. 여러 팬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곡을 추천했다. 더필름의 노래는 우연히 식당에서 발견한 곡이고, 원우의 노래는 샤워하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메모했다가 몇 년 뒤 만난 경우다.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승훈은 제작자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간간이 프로듀서로서의 모습을 보여줬고, 실제로 로시라는 여성 솔로 가수를 육성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음악계가 크게 변화했다. 지금은 앨범이 아니라 음원 시장이다. 전문 영역이 확실하다. 가수 신승훈은 괜찮지만 제작자 신승훈으로서는 그동안 1명 맡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나로 인해) 이 친구의 인생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로시는 아직 모래 언덕 위에 꽂아놓은 아이스크림 바 같다. 잘못하면 쓰러진다. 그래서 노력하고 있다. 1∼2년 후에는 신승훈이 로시를 이렇게 만들려고 했구나 하고 알게 될 것이다. 숨겨놓은 발톱을 보여주겠다.”

연예계 대표 ‘노총각’인 신승훈은 매번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질문에 시달린다. 이번에도 답은 같았다. “비혼주의 같은 건 절대 아니며 때를 놓쳤을 뿐”이라는 것. 하지만 결혼하지 않은 이유는 음악에 대한 사랑이 더 절실했기 때문은 아닐까.

“2시간짜리 영화나 긴 드라마와 달리 음악은 4분의 미학이다. 짧지만 그 안에 많은 게 담겨 있다. 모두 노래 한 곡이 가진 힘을 알지 않나. 사람들은 노래를 통해서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위로와 용기가 필요할 때 음악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믿는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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