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코로나 대응과 소프트웨어 교육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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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현 한국외국어대학교 AI 교육원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이 운영에 필요한 매출 규모를 달성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실업률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은 대면 교육 대신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한 원격 교육을 하게 돼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보고, 원격 강의를 듣는 일이 일상화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는 SW와 정보기술(IT)을 우리 생활에 더욱 밀착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회적으로 SW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은 최근 10여 년간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SW 기술을 갖춘 졸업생을 늘리고 더 많은 학생이 SW에 대한 기본적인 역량을 가지게 하는 방향으로 대학교육이 바뀌고 있다.

AI와 SW가 확산되면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기보다 직무를 일부 대체할 것이란 예측도 관심을 모은다. 예를 들면, 환자에 대한 진료 기록을 분석하는 AI 알고리즘은 의사를 대체하기보다는 의사가 환자에 대해 올바로 대응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대형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의 구매 기록을 분석해 같이 구매하는 상품들을 인접 배치하기도 한다. 코로나 같은 사태가 직업에서의 변화를 요구하면 사람들은 업무 기술을 높이거나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많은 직업인이 이러한 업무 유연성을 얻게 하는 수단으로 SW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SW의 영향력이 점점 확산됨에 따라 대학교육은 이러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례로, 많은 미국 대학에서는 최근 전체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기초 프로그래밍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인 변화를 보는 학생들이 자신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교과목을 선택하게 되면서 이뤄진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에서 SW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SW 중심대학’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의 주요 항목 중 하나는 모든 학생에게 교양으로 프로그래밍 과목을 이수케 하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도 지난해 SW 중심대학 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모든 신입생에게 프로그래밍 교양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자기 전공 외에 다른 학문 분야를 같이 이수하는 융·복합 교육을 학교의 특성으로 삼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 외에 다른 분야를 탐색하는 다양성 교육을 추구하는 성향을 키우고 있어 올해부터 시행되는 프로그래밍 과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론 교육과 함께 인터넷 환경에서 수행되는 프로그래밍 실습에 학생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

융·복합 대학교육이 활성화돼 SW를 이중 전공하는 학생이 급속히 늘고 있다. SW 중심대학 사업에서는 SW 융합 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는데, 현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SW 교육에서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현장실습과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SW 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이나 금융기관 등 다양한 기관이 SW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현장실습을 인력 수급의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SW 교육의 확산을 보는 사람 중에는 AI 기술의 한계가 어디인지 의문을 갖는 경우도 있다. SW 기술이 과연 어느 정도의 기간에 산업과 경제를 주도할 것인가? 2000년대 초반에 있었던 IT 붐과 비슷하게 몇 년 뒤에는 산업에서의 주도권이 줄어들지 않을까? 이러한 회의감을 무마하면서 SW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우리나라의 대응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듯이 SW 집중 교육이 우리 사회를 더 튼튼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