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라종일>DJ정부 때 국정원 1차장…盧정부 땐 靑 안보보좌관

라종일 석좌교수는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는 대학교수 출신으로 국가정보원 고위직, 주일본, 주영국 대사 등을 두루 역임해 이론과 경험을 모두 갖춘 원로 외교·안보 전문가다. 김대중(DJ) 정부 시절 국정원 해외·북한 담당 1차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으로 일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그가 국가안보보좌관(현 안보실장)을 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으로 함께 근무했다. 진보 성향의 정권과 특별히 인연이 깊지만 북한 문제와 국제 외교무대에서만큼은 좌우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감각으로 중심을 잘 잡아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의 기획과 실행에 기여했지만 훗날 한 세미나에서 “햇볕정책이 전략적 개념으로 사용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했고,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다운그레이드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정치학 학사 및 석사를,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로 돌아와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5년 당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정책자문을 한 인연으로 현실정치에 발을 들였다. 1997년 김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맡아 일했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에 그의 조언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정원 근무 이후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주영국 대사, 주일본 대사 등을 지냈다.

학계로 돌아와서는 2007년 3월 우석대 총장에 이어 2011년 한양대와 국방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2016년부터는 가천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8월 문희상 국회의장이 국회 공식기구로 출범시킨 한일의회외교포럼 자문위원으로서 의회 외교 발전을 위한 조언도 하고 있다. 지난해 6·25전쟁을 다룬 ‘세계와 한국전쟁’을 비롯, ‘장성택의 길’ ‘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 등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쓴 외교·안보 관련 저서를 꾸준히 펴내고 있기도 하다.

라 교수는 독립운동가, 제헌의원, 보건사회부 장관 및 국회 부의장 등을 역임한 백봉 라용균(1896∼1984) 선생의 아들이기도 하다. 백봉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9년부터 백봉 신사상이 제정돼 운영되고 있다. 자기통제력과 정직성, 공정성, 원칙 준수, 유연성, 균형성 등을 갖춘 ‘신사’적인 국회의원에게 상을 수여한다.

△1940년 서울 출생 △서울 중앙고 △서울대 정치학과 △케임브리지대 정치학 박사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정원 해외·북한 담당 1차장 △주영국 대사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보좌관 △주일본 대사 △제9대 우석대 총장 △한양대 국제학부 석좌교수 △국방대, 가천대 석좌교수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