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교 애견에 물려 80대 사망… 개물림 사고 年 2000명

입마개 의무 맹견 5종뿐

배우 김민교 씨가 키우던 개에게 물린 80대 할머니가 숨진 사고가 발생하면서 반려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 ‘개 물림 사고’로 인한 환자는 매년 2000여 명씩 발생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공격 성향이 뚜렷해 입마개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견종은 5종에 불과해 방지 대책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소방청에 따르면 반려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개 물림 사고’ 또한 증가하고 있다. 개에게 물려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2014년 1889명 △2015년 1842명으로 연간 2000명이 채 안 됐지만, 이후 2016년 2111명을 비롯해 △2017년 2404명 △2018년 2368명 등 최근 3년 사이에는 연평균 2000명을 훌쩍 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입마개를 반드시 해야 하는 ‘맹견(猛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에 불과하다.

이같이 입마개 견종이 제한된 사이 다른 견종에 의한 개물림 사고는 속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김 씨의 반려견인 ‘벨지언 시프도그’ 두 마리에 허벅지 등을 물린 A 씨가 치료를 받다 숨졌다. 김 씨의 이웃인 A 씨는 올해 5월 경기 광주에서 나물을 캐던 중이었고 집 마당에 있던 김 씨의 개들이 고라니를 보고 담장을 뛰어넘어 나갔다가 A 씨를 마주치자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개들은 모두 목줄과 입마개 등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 시신 부검을 의뢰했으며 A 씨의 사망과 개 물림 사고가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나올 경우 김 씨에게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보호법상 반려견 안전관리 위반으로 사람을 숨지게 했을 경우 견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에 처해질 수 있다. 다치게 했을 때는 2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