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저탄소 발전전략, 일자리 최대 130만개 사라질 것”

철강·반도체 등 산업계 토론회
“2050년 생산 44%까지 줄여야”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최대 13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8일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5개 업종 협회가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산업계 토론회’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제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공론화부터 선행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유엔에 제출할 ‘2050 LEDS’를 수립하기 위해 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은 오는 2050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최고 75%, 최저 40%로 줄이는 5가지 시나리오를 권고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도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 이상엽 총괄간사가 발제자로 나와 권고안 내용을 설명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 간사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이다.

토론자로 나선 정 본부장은 “권고안대로 시행되면 2050년 제조업 생산의 최대 44%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글로벌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국내 기업의 위축이나 폐업을 뜻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전후방 산업까지 고려한 고용감소 유발 효과는 최소 86만 명에서 최대 13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단체들도 권고안에 대해 “국내 주력산업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실장은 “이미 2050 LEDS를 제출한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통해 각각 온실가스 5%와 10%만 줄이겠다고 했다”며 “포럼 권고안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