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정보활동 승인받으라는 건 국정원을 식물기관으로 만드는 것”

통합당 국정원 개혁 토론회
대공수사권 이관 등도 우려

정부가 국가정보원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하고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려는 개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안보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혁안이 대북 정보수집 능력 저하 및 기밀 누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2일 미래통합당 박수영·구자근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개혁’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염돈재 전 국정원 제1차장은 “지금은 북한 핵 위협과 한반도 주변 정세의 격변, 특히 미·중 간의 패권경쟁 격화로 국가안보 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며 “개혁안이 정보활동 기본지침 등에 대해 국회 정보위의 승인을 받도록 한 부분은 국정원을 식물기관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공수사권 이전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보기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원장은 “국정원은 미국과 일본 등 유관국의 정보기관과 공식적 채널과 비공식적 채널을 통한 정보협력을 통해 북한 정보나 간첩 정보를 교환해오고 있다”며 “그에 반해 경찰은 국제정보협력 체계가 전혀 구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청장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며 차관급에 불과한데 수사 과정에서 (정치권으로부터) 압력이 많은 안보 사건을 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송봉선 전 회장은 “국정원과 경찰,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 3개 기관이 하던 대공 업무를 한 기관이 하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