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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21일(月)
공정논란땐 ‘침묵→공격→편가르기’…文정권의 ‘물타기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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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정 37회 강조’했지만…
조국 비리의혹에 “檢개혁 절실”
윤미향땐 “시민단체행태 반성”

논란인물 꼬리자르기 하는대신
몸통으로 부각시켜 진영싸움화
與 ‘적폐의 공격’치부하며 엄호

野 “불가피한 측면만 부각시켜
사실상 與인사에 면죄부 준셈”


‘이번에도 사회구조적 문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 관련 논란에 대한 해법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때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문 대통령은 여권 인사의 비리 의혹이 불거져 ‘공정’ 논란으로 이어질 때마다 이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확대해 논란을 희석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왔다. 역대 정권이 주로 써 왔던 ‘꼬리 자르기’ 대신 오히려 논란의 중심이 된 인사를 ‘몸통’으로 부각시켜 진영 싸움으로 몰고 가는 한편, 여권 전체가 나서서 엄호하며 여권 인사에 대한 공격을 ‘적폐의 반격’으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정권의 위기를 넘기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철학이었던 공정은 ‘그들만의 공정’으로 형해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 2차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한다. 지난해 2월에 이어 1년 7개월 만이다. 검찰개혁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프로그램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추 장관으로부터 검찰개혁 등에 대한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개혁의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사실상 ‘재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틀 전인 19일 첫 번째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는 무려 37번이나 ‘공정’을 강조하며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채용 논란에 대해서는 비교적 직접적으로 언급했지만, 추 장관 논란에 대해서는 “병역 비리, 탈세 조사, 스포츠계 폭력근절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식으로만 밝혔다. 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신 사회구조적 문제로 확대하는 문 대통령의 ‘정치 화법’이 재등장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같은 화법은 결국 개인의 잘못보다는 사회구조적 불공정 속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여권 인사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문제 해결 방식은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 윤 의원의 비리 의혹 때도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은 윤 의원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한 달가량 침묵하다 지난 6월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논란은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이나 행태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아직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에 대해서는 “(검찰의 기소) 발표가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30년 역사와 대의를 무너뜨릴 수 없다”며 “위안부 피해자를 또 욕보인 주장에 검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이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자녀의 대입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수시 전형 축소 등 대입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하는 등 초점에서 벗어난 지시를 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mail 민병기 기자 / 정치부 / 차장 민병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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