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결혼식때 보디빌더 특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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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철순(38)·지연아(여·34) 부부

저(철순)와 아내는 프로 보디빌더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습니다. 아내와는 같은 스승님 아래에 있었습니다. 자연히 친해질 수밖에 없었죠. 편한 동생이라는 생각에 소개팅 주선을 몇 번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아내는 그때마다 제 부탁을 들어줬는데 이상하게 제가 말한 이상형과 거리가 먼 사람들만 나오더라고요. 심지어 마지막 소개팅은 당일 펑크를 당했습니다. 아내에게 전화해 “너라도 나와서 같이 영화나 보자”고 했습니다. 그날 영화도 보고 같이 술도 한잔하며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알고 보니 아내는 처음부터 저를 좋아해 일부러 제 스타일과 거리가 먼 여자를 소개해준 것이더군요.

공식적으로 연인이 된 것은 스승님 덕분입니다. 저희가 자주 같이 다니니까 스승님께서 “그렇게 지낼 거면 3개월만 정식으로 만나보라”고 하셨죠. 둘 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년 넘게 만나다 지난 2월 결혼했습니다.

결혼식은 조금 특별하게 진행됐습니다. 저는 그간 주말마다 결혼식에서 보디 퍼포먼스 축하 공연을 했는데 하객분들이 정말 좋아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제 결혼식에서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보디빌더 공연을 계획했죠. 15분 만에 본식이 끝난 뒤 곧바로 2부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최정상급 보디빌더 선수들의 퍼포먼스, 춤, 란제리 런웨이 등 다양한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아내를 위한 프러포즈 무대도 준비했죠. 예상대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어르신들도 평생 기억에 남을 재밌는 쇼를 봤다며 기분 좋아하셨죠. 앞으로도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며,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부부로 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