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美·中 갈등 戰場되나… 트럼프 “강하게 中압박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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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첫 ‘화상 유엔총회’

트럼프 “中 훈련, 큰 문제될것”
美 법무부, 중국계 경찰관 기소
시진핑은 “일방주의 출구없어”
고위급 회의 열어 美 맹비난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화상회의로 개최되는 제75차 유엔총회가 미·중 갈등의 또 다른 전장(戰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을 앞두고 “중국에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압박을 예고했다. 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같은 날 연설이 예정된 가운데 21일 유엔 제75주년 기념 고위급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는 막다른 길”이라고 공격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벽(한국시간)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과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국 지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열리는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다. 코로나19 책임론부터 무역, 기술, 인권 등 전방위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정면 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 연설 내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의 메시지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내일 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장(新疆), 홍콩, 남중국해 이슈에서 중국을 공격하고, 코로나19 대유행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해서도 중국을 비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앤드 프렌즈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폭격기를 동원해 괌 미국 공군기지로 보이는 곳을 타격 훈련하는 영상을 공개한 것에 대해 “중국이 한판 하려고 하는데,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중국 정부 공작원 역할을 한 혐의로 뉴욕시 중국계 미국인 경찰관을 기소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앞서 열린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를 강력 비난했다.

시 주석은 “크든 작든 모든 나라 사이의 상호 존중과 평등은 우리 시대 진보의 요구”라며 “어떤 나라도 세계 문제를 지배하거나 다른 국가의 운명을 통제하고 혼자만 발전의 우위를 누릴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방주의는 출구가 없다”며 “또한 예외주의나 이중 잣대의 관행이 있어선 안 되며, 국제법을 왜곡해 다른 나라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는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냉전적 사고방식, 이데올로기 노선, 제로섬게임은 한 나라의 문제에 대한 해법도 인류 공동의 도전에 대한 답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미국과 밀착하고 있는 대만을 겨냥해 3일 연속 대만해협 인근에 폭격기와 전투기를 동원한 무력시위에 나서고, 괌 기지를 표적으로 모의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하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은 그동안 국내외 문제에서 갈수록 강경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유엔에서의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레토릭(수사)으로는 이미 중국의 행동에 놀란 미국 정치인들을 뒤흔들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2시쯤 75차 유엔총회에서 사전 녹화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관심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