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땜빵 일자리’ 외면했다

‘한국판 뉴딜’ 경쟁률 0.89 대 1

SNS에 전통시장 홍보업무 등
‘단순·단기 일자리’에 불과해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전통시장에 1500개 청년 단기 일자리 지원이 정원에 미달할 수 있다고 처음부터 우려했다. 사업계획안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디지털 일자리 10만 개 등 청년 일자리가 대폭 증가해, 청년 채용을 위한 경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집중 홍보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 일환으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민방 자막광고는 물론, 주민센터 포스터, 옥외전광판 활용 등이 그 방안으로 꼽혔다.

그러나 대대적인 홍보전에도 공단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24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청년 디지털 일자리 지원사업’ 자료에 따르면 1500명을 뽑는데 1340명만 지원해 160명이 미달했다. 매일 8시간씩 일하면 월 약 180만 원을 받을 수 있고, 전체 근무시간의 20%는 재택근무 형태로 할 수 있는 일자리인데도 지원하는 사람이 적었다. 공단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등에서 비슷한 일자리가 같은 시기에 나왔다”며 “다른 일자리들은 (완전) 재택근무 방식이어서 청년들이 그쪽으로 많이 몰렸던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정부가 만든 일명 ‘디지털 일자리’ 10만 개가 쏟아지면서 오히려 지원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는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통과된 3차 추경을 통해 1조2060억 원의 예산을 받아 일자리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9월 10일 기준 고용인원은 21만78명으로 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제공한 일자리 질도 ‘단기 알바’에 불과해 향후 청년들의 경력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추진한 전통시장 디지털 일자리는 점포들의 장점과 특징을 SNS에 노출하는 게 주 업무다. 공단은 업무의 예로 ‘입얼얼음료, 밀떡쌀떡 떡볶이, 쫀득쫀득 떡복이’ 등의 문구를 블로그와 SNS, 공단 홈페이지에 올리는 방안을 들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