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 인터뷰 >회원 100여명… “전시회·유튜브로 알려지며 모형 배우려는 청소년들 찾아와”

올 1월 한국모형협회 출범

강신금 한국모형협회 회장이 모형에 빠져든 것은 그가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인 50년 전이지만 한국모형협회는 불과 올해 1월에 출범했다.

발기인 13명에 이사 7명으로 출범한 모형협회는 현재 1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집계되지 않지만 최소 3만에서 최대 5만 명으로 추산되는 모형 마니아들의 활동이 진지한 예술로 평가받을 수 있기를 꿈꾸며 협회를 조직했다. 강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모형이 아빠들이 하는 취미 활동으로만 인식돼 아파트 거주 환경에서 작업 공간을 확보하는 것부터가 어렵다”며 “가족 생활 공간과 아이들 공부방을 내어주고 나면 남는 공간이 거의 없어 겨울이면 추운 베란다에 간이 테이블을 놓고 작업해야 한다”고 했다. 페인트 냄새가 나고 폐기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가족들로부터도 외면받기 일쑤다.

그는 “이민 생활에서 모형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60세가 될 때까지 계속하고 있는데도 아내가 아직 마음을 다 열지 않았다”며 “어머니께서도 아들이 모형 일을 하지만 주변에서 아들이 무슨 일을 하냐고 물으면 대답을 잘하지 못하신다”고 말했다. 많은 모형 마니아가 강 회장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협회가 조직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강 회장은 그간 한국 사회에서 모형 제작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음을 느낀다. 협회가 출범하게 되니 명함이 생기고, 협회 이름으로 공공기관에 협력을 요청할 수도 있게 됐다.

모형 마니아 중에는 군인이나 군 출신 인사들이 꽤 된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그 중 한 명으로 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역하면서 모형 제작을 취미로 삼게 된 전 전 사령관은 강 회장을 사사했다고 한다. 이 인연으로 국방부 소속 전쟁기념관에서 모형 전시회도 열게 됐다.

국방일보와 유튜브를 통해 모형 분야가 대중에게 조금씩 노출되면서, 모형을 업으로 삼고 싶다고 찾아오는 청소년들도 있다. 강 회장은 “초등학교 때 문방구 앞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추억처럼 모형을 대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미술관이나 전시회장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듯 모형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열리길 바란다”며 “코엑스나 인지도 있는 갤러리에서 국내 모형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