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인터뷰-안철수>“혁신 플랫폼은 차기 大選 겨냥해 제안한 것… 정권 교체가 제1 목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 입구에서 인터뷰를 위해 찾아온 기자를 맞이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 연일 야권혁신연대 외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민의힘 만으로는 안되는 게 뻔하니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모으려는 것

민주당 정체는 한마디로 ‘패거리 정치’
한번도 자기가 잘못했다 사과를 안해

야권 지지자 기댈곳 없어 윤석열 질주
추미애, 과잉충성 하다보니 여권 X맨”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야권의 필승 서울시장 후보로서 거론되지만 안 대표의 속내는 알 듯 말 듯 하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가 갑작스레 꺼내 든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혁신플랫폼 이론이 국민의힘 등 야권 내부를 흔들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한 현안인터뷰에서도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선 핵심을 피해갔다. 하지만 자신이 구상 중인 야권 혁신플랫폼과 정부 여당에 대한 속내는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야권 혁신플랫폼 얘기를 꺼낸 이후 해석이 다양하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신당이라며 비판한다. 오해가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야권과 대한민국이 위기인가 아닌가에 대한 해석이다. 위기가 아니라면 지금 그대로 가면 된다. 만약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치열하게 해법을 만들어야 될 것 아닌가. 내 나름대로 내놓은 최선의 해법이 혁신플랫폼이다. 단순히 반문연대, 이런 게 아니다. 힘을 합하고 이합집산한다고 될 것이 아니다. 단순하게 누구를 반대한다, 누구를 미워한다는 것만으론 승리하지 못한다. 어떻게 바뀌겠다는 그 모습을 보여줘야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그 형태는 다양하다. 위기감이 크지 않으면 가장 느슨한 연대의 형식이 가능하다. 만약에 위기감이 크면 하나로 완전히 뭉치는 형태도 된다. 그래서 스펙트럼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화두를 던진 것이다.”

―위기감이 크다면 신당도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 다만 신당은 스펙트럼의 제일 끝에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하자고 화두를 던진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럼 위기감이 없다고 봐야 하나.

“본인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워낙 정치 경륜이 오래된 분이라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이 또한 듣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소 다르다.

“내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 야권에서 제일 중요한 목표가 정권 교체 아닌가. 혁신플랫폼 제안도 모두 대선에 맞춰서 말씀드린 것이다.”

―정권 교체는 반드시 해야 하는가.

“안 그러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위기감과 절박감이 있다.”

―그렇다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이번에도 패배한다면 정권교체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글쎄… 기세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볼 수도 있다. 내년 보궐선거에서 진다면 전의를 상실하고 대선까지 패배할 것이라는 분도 계시고, 보궐선거마다 야당이 진다면 국민의 균형 감각이 작동해 오히려 대선에선 야당에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분도 있다. 그것은 모르는 일이다.”

―서울시장이라는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도 안 대표는 대선에만 관심이 있다고 봐도 되나.

“나라를 바꾸려면 결국 중앙권력을 바꿔야 한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안다.”

―안 대표는 아직 젊은 편이다. 서울시장을 한 번 경험하고 대권으로 가도 되는 것 아닌가.

“내년이면 내 나이 60세다. 젊은 나이가 아니다, 하하.”

―서울시장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봐도 되나.

“한국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정권 교체밖에 없다. 서울시장이 바뀐다고 나라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속된 말로 안 대표는 늘 누군가의 불쏘시개였다. 후회는 없나.

“2012년 9월에 정치를 시작하고 2018년 9월에 독일로 떠났다. 만 6년의 현실 정치를 하나하나 복기해 봤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으니까. 내가 만약 거대 양당 중 어느 한 곳에서 시작했다면 굉장히 편하게 정치 활동을 했을 것이다.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떠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려운 길을 꿋꿋하게 걸어왔다. 내가 모자란 탓에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성과도 있었다.”

―한때 안 대표와 동지였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다시 잘해볼 생각이 없나.

“과거에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 2015년 내가 민주당에서 ‘그 세력’의 정체를 알고 나올 때 금 전 의원에게 같이 나가자고 얘기를 했다. 그때 금 전 의원은 본인은 남겠다고 했다. 근데 4년이 지난 후 금 전 의원도 그들의 정체를 깨달은 것 같다. 나보다 4년이 더 걸린 셈인데 참 안타깝다. 금 전 의원이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것 같아 그 뜻을 존중해 연락하지 않고 있다.”

―그 세력, 안 대표가 탈당 당시 느꼈다는 민주당의 정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패거리 정치다. 패거리는 판단 기준이 딱 한 가지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다. 이것이 옳은가 아닌가는 판단 기준에 없다. 우리 편이면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보호해주고 잘한 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편이 아니면 잘한 일이라고 해도 비판하고 죽인다. 그것을 알게 됐다. 요즘 보면 내가 알던 것, 상상 그 이상이더라.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권은 이 정부가 처음이 아닌가 한다. 과거 정권들은 잘못했으면 부끄러움을 알고 국민에게 사과는 했다. 이번 정권은 한 번도 잘못했다는 사과를 안 한다.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위선으로 가득 차 있다. 무능하다는 것도 잘 알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40% 이상이다.

“야권에 마음을 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 그냥 거기 머물러 있는 것 아니겠나. 그래서 우리가 대안이 되기 위해 혁신을 하고 비전을 내세우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현 여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권력의 사유화다.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정치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리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연설에서 귀담아들을 부분은.

“바이든 당선인은 통합을 말했다. 위기에서 중요한 것은 통합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위기 국면에서 소수를 악마화해 국민끼리 싸우게 한 다음에 화살을 피한다. 계속 그 짓을 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까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분열시키려 했는데 그것이 들통나 버렸다. 이런 정부는 정말 처음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왜 저렇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격한다고 보나.

“무슨 전략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순간순간 과잉충성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사실 X맨이 된 것 아닌가. 추 장관 덕분에 드루킹의 진실이 밝혀졌고, 김경수 경남지사가 이렇게 된 것이다.”

―윤 총장의 여론조사 질주를 어떻게 해석하나.

“야권 지지자들이 기댈 곳이 없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야권 사람들이 부족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왜 국민의 눈 밖에 났나.

“국민이 보기엔 국민의힘은 기득권 이미지가 있다. 이전에 정권을 잡았던 것은 그나마 유능하다는 이미지 덕분이다. 그러다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유능하다는 이미지까지 완전히 잃어버렸다. 김종인 위원장이 굉장히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혼자서만 노력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바뀌어야 한다. 구성원이 혁신과 개혁의 결과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 모습이 안 보이니까 기대를 안 하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정치적 말로가 좋지 않다. 감옥에 있는 두 전직 대통령을 어떻게 해야 하나.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협의해 감옥에 있던 전직 대통령들을 사면했다. 전적으로 통합 목적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감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목적은 반드시 국민통합이어야 한다. 선거 직전에 정치적 목적으로 사면한다든지 해서는 안 된다.”

인터뷰 = 김만용 정치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