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 치료제 이르면 내년초 출시… 백신 개발은 부진

치료제 19건 임상시험 진행
백신 개발에 정부 지원 필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년 1월에 국산 치료제 1∼2개 가량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상대적으로 더딘 게걸음 상태를 보여 정부 차원의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상시험은 치료제 19건, 백신 3건 등이다.치료제의 경우, 업계에서는 내년 초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은 셀트리온이 가장 앞선 상태다. 셀트리온은 최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레그단비맙)’의 글로벌 2상 임상시험 환자 327명을 모집해 투약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임상 2상에 대한 중간 결과를 연내 도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받아 내년 초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단계까지 목표한 대로 순조롭게 이뤄지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는 내년 1∼2월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과 GC녹십자, 종근당 등도 치료제 개발에 잰걸음이다.

반면 백신 개발은 걸음마 수준이다. 제넥신의 ‘GX-19’는 임상 1상 마무리 단계이며, 임상 1상에서 도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최근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1상 진행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외에서 백신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과 견주면 개발이 매우 더딘 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백신 개발과 생산에 막대한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한 데다,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의 특성상 임상 대상자를 모집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과 치료제는 사회안전망 같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