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베네치아서 3번 마주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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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훈(28)·안희재(여·29) 부부

저(희재)와 남편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부라노섬에서 만났습니다. 우연이었습니다. 남편이 제게 “사진을 찍어 달라”며 말을 걸었죠. 흔쾌히 사진을 찍어준 뒤, 자리를 떴습니다. 잠시 후, 남편을 또 마주쳤습니다. 사진을 한 번 더 찍어줬죠. 그러고는 헤어졌는데, 다시 우연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는 섬 안이 아닌 섬 밖의 다른 장소였습니다. 그 먼 타지에서 3번이나 마주치다니! ‘이런 게 인연인가’라고 생각했죠. 저는 여행 막바지여서 금방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편은 일정이 끝나지 않아 로마에 남았죠. 제가 귀국한 뒤에도, 남편이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연락은 계속 이어졌죠. 저희는 둘 다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고, 몇 번의 만남 후 연인이 됐습니다.

남편을 처음 만났던 당시 저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홀로 여행을 떠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편도 저와 같았죠. 베네치아에서 처음 만난 그날, 남편은 그곳에서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한국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유명한 관광지라 한국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인데도 15분이 넘도록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대요. 긴 기다림 끝에 남편은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후 남편은 이 일을 두고 제게 “당신을 만나려고 내가 거기 그렇게 오래 서 있었나 봐”라고 합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는 여행에서 만난 저희가 서로 새 인생이 돼준 겁니다.

저는 성격도 급하고 걱정도 많은 사람입니다. 반면, 남편은 느긋하고 긍정적인 사람이죠. 그런 남편을 만나며 제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자존감도 높아졌습니다. 남편과 함께라면 모든 게 잘 될 것 같았죠. 문득,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플룩으로 옷을 맞춰 입는 것을 좋아해 함께 쇼핑몰을 운영하면 좋을 것 같았죠. 저희는 도전했고,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습니다. 이렇듯 죽이 잘 맞는 저희는 결혼을 결심했고, 지난해 8월 혼인신고부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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