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평화프로세스 뿌리내리게 최선”…美와 대북정책 갈등 우려

■ 文, 외교장관 정의용으로 교체

鄭, 미북협상 관여 핵심인사
서훈 안보실장과 ‘투톱’ 구축
바이든 출범맞춰 '코드' 강화

일각 “美불신 야기했던 인물”

문재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외교부 장관을 교체한 것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한·미 관계를 재정립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추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에서 호흡을 맞춰온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정의용 외교부 장관 지명자가 ‘투 톱’으로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년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재직하며 미·북 간 협상에 깊이 관여했던 정 지명자를 다시 기용한 것은 미·북 관계는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직결된다. 정 지명자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외교정책이 결실을 맺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아예 뜯어고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기조에 비춰 대북 정책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정 지명자를 소개하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신남방·신북방정책도 확고히 정착·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전격적으로 교체한 것은 외교부 장관의 무게감을 확 높여 바이든 행정부 체제에서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남북 관계에 마지막 승부를 걸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외교·안보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소 밀려있던 외교부의 위상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지명자가 대북 특사단을 이끌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접견한 뒤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만들어냈던 만큼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시 한번 ‘싱가포르 회담 시즌2’를 연출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기대섞인 의지도 엿보인다.

야당에서는 정 지명자가 국가안보실장으로 있을 때 북한의 상황이나 입장에 대해 의도적으로 미국이 오도할 수 있는 언행을 한 정황을 거론하며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미 실패한 대북 정책을 총괄했던 인사를 다시 외교부장관으로 쓰는 것은 문 대통령의 오기 인사로, 실패한 대북정책을 재연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 외교장관 정의용
文정부 3년간 국가안보실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지명자는 외교·안보·통상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3년간 국가안보실장으로 재임하면서, 한·미 간 현안을 협의·조율한 경험이 있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미·북 간 협상에 주도적 역할을 맡아왔다. △1946년생(75) 서울 △서울고·서울대 외교학과 졸 △제17대 국회의원 △국가안보실장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 문체장관 황희
4차산업특위 활동 재선 의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명자는 재선 국회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과 국토교통위원회,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회 등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는 1997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서로 정치계에 입문했다. △1967년생(54) 전남 목포 △서울 강서고·숭실대 경제학과 졸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제20·21대 국회의원 △민주당 홍보위원장

■ 중기장관 권칠승
민주당 중기특위 위원장 지내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명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과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재선 국회의원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 상생협력 촉진 등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5년생(56) 경북 영천 △대구 경북고·고려대 경제학과 졸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제20·21대 국회의원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민병기·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