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법제화도 가속… 상생 명분 ‘기업 팔비틀기’

與, 내달중 법안 통과시킬듯
전문가 “국제분쟁 확산 우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초 통합과 상생을 명분으로 ‘이익공유제’ 카드를 꺼낸 후 여당이 이익공유제 법제화에 연일 속도를 내면서 기업 경영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업계와 금융권은 이 대표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등의 기부 선언, 여당 정무위원들과 5대 금융지주 회장 모임 등을 예로 들며 ‘사회연대기금’ 조성 분위기를 띄우는 것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당의 이익공유제 법제화는 자칫 국제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3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3월 중 이익공유제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중심으로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이 발의한 관련 법안이 병합 심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의원은 이 법안에서 이익공유제를 ‘기업 간 협력이익을 사전에 상호 약정한 기준에 따라 공유하는 계약모델’로 정의했다. 이 대표가 최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 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기준이 이 대표가 언급한 제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경제계는 여당이 거듭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기업에 이익공유를 강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원 규모와 기간 등에 따라 기업에 부담이 커지는 것은 자명한데, 근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집단이 스스로 부담을 지려 하겠느냐는 것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익공유제를 법으로 강제하면 기업 자율권 침해에 따른 투자자 반발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