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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40대 회사원입니다. 어릴 때부터 체력이 약하고 자주 아팠습니다. 성인이 돼서도 허리와 목 등 척추가 좋지 않습니다. 업무와 관련해서 꼭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인데, 무리해서인지 2주 전부터 갑자기 허리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병원에서는 허리 디스크 전 단계라고 하는데 치료를 받아도 바로 좋아지지 않으니까 계속 짜증이 나고 우울합니다. 중요한 고비마다 앞길을 가로막는 제 몸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 솔루션
우리는 뭐든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일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몸에 탈이 나면 마음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몸이 아주 원망스러울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의 앞길을 막는 훼방꾼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볼까요. 몸이 아프게 된 것은 몸이 우리를 괴롭히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몸을 괴롭혀서일까요? 갑작스럽게 아픈 것처럼 느껴지지만 많은 경우에는 그 전에 몸의 이상 신호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현대인들은 이러한 몸의 신호를 무시하기 쉽습니다. 몸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돌볼 여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별거 아닐 거야’ ‘유난 떨지 마,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챙겨야지’라며 몸의 소리를 외면합니다. 그러면 몸은 잠시 조용해지는가 싶다가 결국 비명을 질러댑니다. 그것이 바로 병입니다. 즉, 많은 경우에 병은 우리가 스스로 키운 결과입니다.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예방하거나 잘 치료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약한 몸이든 강한 몸이든 몸은 끝까지 우리를 위합니다. 제대로 잠을 안 자고, 휴식을 취하지 않고, 몸에 해로운 음식을 줘도 몸은 묵묵히 할 일을 합니다. 때로는 비상에너지까지 다 써 가며 헌신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몸에 대한 고마움을 못 느낍니다. 심지어 병이 났을 때조차 몸에 미안해하기보다 몸을 원망합니다. 마치 잘못된 일이 있으면 ‘다 엄마 때문이야!’라고 탓하는 아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질병은 몸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살펴보라는 의미입니다. 병을 단지 의료기관에 자신을 내맡기는 의존적 경험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습관을 되돌아보며 건강과 조화를 회복할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질병은 손실이 아니라 배움입니다. 비싼 수업료를 낸 만큼 우리는 질병을 통해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허리 디스크가 아니라 그 전 단계라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칫 급한 불만 끄고 또 몸을 돌보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몸을 잘 돌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자세에 주의를 기울이고 척추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몸이 바로 서야 삶이 바로 섭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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