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장인어른 반대·암투병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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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늘(28)·엠마(여·22) 부부

저(하늘)는 SNS 친구 추천 목록에 우연히 뜬 엠마 씨를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아르메니아가 어떤 나라인지 몰랐기 때문에 메시지를 보내기로 마음먹었죠.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엠마 씨는 제게 답장을 보내줬습니다. 엠마 씨는 한식, 한복 등 한국과 관련한 지식이 상당했어요. 며칠간 메시지가 오고 갔고 인생관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던 중 소설 ‘어린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심쿵’했습니다. 평소 이상형으로 ‘어린 왕자 같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을 꼽았거든요. 저희는 몇 시간 동안 대화를 주고받았어요. 태어난 국가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데 이렇게까지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날 이후, 매일같이 화상채팅을 하며 일상을 공유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엠마가 “하늘, I love you. Will you be my boyfriend?”라며 고백했어요.

저는 아르메니아로 떠났습니다. 아르메니아에 가기만 하면 모든 게 순조로울 줄 알았는데, 큰 오산이었습니다. 엠마 씨의 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엠마 씨 아버지는 엠마 씨를 1주일 동안 밖에 내보내 주지 않았습니다. 아버님은 ‘오후 6시 이전에 귀가할 것’ ‘가족 한 명을 동행할 것’을 저희 만남의 조건으로 내거셨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철저히 지켰고, 2주일 뒤 아버님은 제게 마음의 문을 여셨습니다. 정말 어렵게 결혼 허락을 받았죠.

저는 엠마 씨와 아르메니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한국에서 정착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시련이 닥쳤죠. 제가 ‘갑상샘암’에 걸린 겁니다. 이국땅에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으로 돌아와 힘겨운 수술과 투병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저는 엠마 씨와의 미래를 그리며 힘든 시기를 견뎠습니다. 다행히 암은 초기였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지난해 7월 혼인신고를 한 뒤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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