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패배땐 제1야당 입지 무너져… 3지대가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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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차기대권 전망… 劉·洪 등도 목소리 낼 듯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주도권 향배가 갈라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겠지만, 만약 패배할 경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3 지대로 방향을 돌리고 야권 단일 후보 역시 제3 지대 후보가 선택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재·보선 이후 공식 정계 입문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검찰총장에서 전격 사퇴한 후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재·보선 결과를 떠나 야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권 주자로 계속 남을 전망이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보다 제3 지대에서 세력을 키워 대선 직전 국민의힘과 합칠 것이라는 관측이 좀 더 많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승리, 특히 압승을 거두면 윤 전 총장의 제3 지대론은 힘을 크게 잃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재·보선 승리를 통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는다면 국민의힘 안팎의 여러 대권 주자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안 대표에게도 국민의힘의 승리는 대선 재도전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단일화 경쟁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패배한 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면서 범야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안 대표는 지난 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4월 7일 이후 야권은 혁신적 대통합과 정권교체라는 더 험하고 깊은 산과 강을 건너야 한다”며 내년 대선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대선 재도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5일 BBS 라디오에서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배수진을 치고 대선 준비를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나 당 바깥에 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대권 주자로서 목소리를 키우면서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판을 더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부상해 제3 지대가 제1야당을 흡수 통합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