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통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위쪽부터), 유한양행, 한미약품 연구원들이 연구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각 사 제공
- 종근당
코로나 치료제 러시아서 임상
- 유한양행
얀센과 폐암치료제 협력·개발
- 한미약품
항암 신약 5종 美암학회 발표
전통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는 물론 각종 신약에 대한 임상을 해외에서 진행하며 기술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약 임상 결과가 미국, 유럽 등 유수 학술지에 실리거나 학회에 소개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종근당, 코로나19 치료제 러시아서 임상=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약 1500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특히,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33건의 임상 시험을 진행하며 합성 신약, 바이오 신약, 개량 신약 등 연구·개발에 나섰다.
종근당의 연구·개발 역량은 우선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통해 확인된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의 안전성과 기술력을 입증받기 위해 러시아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중증 고위험군 환자의 증상 악화를 억제하고 치료 기간과 치료율을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 관계자는 “해외에서 발견되고 있는 바이러스의 변이에도 치료 기전이 적용될 수 있어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을 앞당기기 위해 종근당은 다른 신약에 대한 해외 임상에도 적극 나서는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CKD-508’이 유럽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에서 콜레스테롤에스테르와 중성지방의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콜레스테롤(LDL-C)을 낮추고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C)을 높여 주는 기전의 약물이다. 종근당은 또 같은 시기 항암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의 전임상 결과를 미국암학회(AACR)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유한양행, 지난해 전통 제약사 중 최고 수준 투자=유한양행은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R&D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투자 규모를 지속해서 확대해왔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R&D 투자액은 2225억 원으로, 지난 2016년(864억 원) 대비 157% 증액됐다. 매출액 대비 13.7%로 전통 제약사 중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투자를 토대로 유한양행은 2018∼2020년 총 5건, 4조 원 규모의 기술 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제약 기업으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명”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R&D 부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고, 기술 수출로 인한 기술료 유입이 다시 R&D에 재투자돼 신약 성과를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세계적 신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한양행은 미국 샌디에이고, 보스턴에 각각 법인을 두고 있으며 이를 신규 기술 확보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엔 호주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 유럽 등으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조욱제 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더욱 확대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증대 등 글로벌 혁신 신약을 반드시 조기에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유한양행은 폐암치료제인 렉라자ⓡ(성분명:레이저티닙)가 글로벌 신약으로 성큼 다가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렉라자는 신약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국내 시판이 이뤄질 예정이며,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과의 협력을 통한 병용 글로벌 3상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렉라자는 2018년 얀센바이오테크에 총액 1조400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 물질이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1호 국산 신약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한미약품 항암 혁신 신약 5종, 미국암학회서 발표=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중인 항암 혁신 신약 5종의 주요 연구 결과를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20%대 금액을 R&D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AACR에서 발표된 항암 분야 혁신 파이프라인은 한미의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신약은 △벨바라페닙(HM95573/GDC5573, 2016년 제넨텍에 라이선스 아웃, 흑색종 등) △HM43239(FLT/SYK 이중저해제, 급성골수성백혈병) △HM97662(EZH1/2 이중저해제, 혈액암 및 고형암) △HM87277(ADOR 길항제, 면역항암) △HM97346(LSD1 저해제, 소세포폐암 등) 등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 AACR에 참가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많은 연구를 발표했다”며 “발표된 항암 혁신 신약들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흑색종, 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 분야에서의 혁신 가능성이 확인돼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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