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입국완화… 스페인도 통금해제… 인도는 최다사망

- 각국 코로나 상황 ‘극과 극’

美 “터널 끝으로 향하고 있다”
印, 이틀연속 4000명대 숨져

세계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영국은 오는 17일부터 해외여행을 허용하며, 미국도 자가진단키트로 음성판정을 받은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한다. 반면 인도는 코로나19 하루 사망자가 세계 최다인 4000명대를 이틀째 넘겼으며, 일본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도쿄올림픽 취소 여론이 급등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7일부터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음성판정을 받은 이들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미국행 비행기에 탈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당초 미국에 입국하려는 국제선 승객은 출발 3일 이전에 음성판정 증명서를 제시해야 했는데 이를 완화한 것이다. 제프 지엔츠 미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코너를 돌고 있다. 터널의 끝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 끝은 더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지난해 가을, 겨울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급증할 가능성은 작다”며 “백신 접종자가 더 늘어나면 실내 마스크 착용 규제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인의 3분의 2 이상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영국은 오는 17일부터 잉글랜드발 해외여행을 허용하며 이스라엘과 호주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지 않은 12개국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한다. 한국은 빠졌다. 펍과 식당 등 실내 영업도 재개되며 다른 가족과의 실내 만남도 가능해진다. ‘백신 선진국’ 이스라엘은 현재 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 수가 985명으로 지난해 3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1000명 선 아래로 내려갔으며, 러시아에서도 오는 9월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스페인도 이날 반년 만에 통행금지를 해제했고, 도심 곳곳에서 축제가 개최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지옥’이라 불리는 인도는 하루 사망자가 8일 4187명, 9일 4092명으로 이틀 연속 4000명대를 넘으며 세계 최초,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일본도 변이의 영향으로 상황이 심각해지며 8일 중증 환자가 1144명으로 늘어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도쿄올림픽 취소 온라인 청원에 30만 명 이상이 서명하는 등 올림픽 취소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박세희·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