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빨래·설거지하는 남편 신기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유진(47)·로비야(여·31) 부부

저(로비야)와 남편은 올해로 결혼 10년 차입니다. 저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만나자마자 서로 운명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서로에게 빠르게 빠져들어 결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어요. 결혼이 빨랐던 만큼, 신혼 초에는 그저 연애하는 것처럼 좋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곧 문화 차이로 많이 다투게 됐습니다.

남편 말로는 우즈베키스탄 문화가 한국 문화에 비해 실용보다 체면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한국에서 생활하는 만큼 변화하려 노력해봤지만 어려웠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저를 이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합니다. 제 종교인 이슬람교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코란과 율법도 찾아보더라고요. 그 덕분에 다툼이 많이 줄게 됐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남자가 가사를 거의 하지 않아요. 남편이 빨래와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아직도 신기하고 참 고맙습니다. 저희 친정 식구들도 많이 신경 써주고요. 이런 모습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면 친구들 입이 떡 벌어진답니다. 남편과 저는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했습니다. 결혼 생활 중 제가 한국에서 지낸 기간은 총 5년인데요. 그동안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 지금은 한국어로 대화하는 데 거의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저희에게는 두 아이도 있는데요.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첫째를 낳았고, 둘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출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 나라 산부인과 시설도 자연스레 비교되더라고요. 한국에서 아이를 낳을 때는 정말 귀족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동네 병원이었는데도 말이죠. 반면, 우즈베키스탄 병원은 입원하게 되면 면회도 일절 금지되고, 가족들이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불가능해요. 셋째를 낳게 된다면 반드시 한국에서 출산하겠다고 다짐하게 됐죠. 앞으로도 계속해서 양국을 오가며 생활할 예정입니다.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좋은 가정을 만들기 위해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