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상큼하고 독특한 산미 ‘아말피 레몬 타르트’ 군더더기 없이 진한 달콤함 ‘캐러멜 타르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라바즈’의 에그타르트(위)와 캐러멜 타르트(아래).

서울 망원동 ‘라바즈’

제가 처음 제과를 공부하게 된 시기가 2007년입니다. 한창 TV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프랑스 제과 교육기관들은 때아닌 특수를 맞이하게 됐고 웨이팅 리스트까지 이어지는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마침 ‘르 코르동 블루’를 수료하고 업장을 운영하던 오너의 제안으로 그곳에서 일하면서 프랑스 제과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그게 아마도 제 인생에서 디저트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게 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처음의 그 에너지와 감정을 되새기면 자연스레 ‘레몬 타르트’가 생각납니다.

제과의 커리큘럼 중 가장 첫 챕터가 타르트 반죽을 만들고 필링을 채우는 일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담아내기 좋은 형태의 타르트 반죽은 설탕의 함량, 반죽이 구워져 입안에서 흐트러질 때 돋보이는 질감,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이 완성됩니다. 그 안에 아몬드 크림을 채워 굽고 생과일을 올려 과일 타르트를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간단하고 싱그러운 맛으로 큰 감동을 주었던 것은 레몬 타르트였습니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본형의 디저트로도 손꼽히는 레몬 타르트는 레몬이 가진 상큼함에 크리미한 질감이 더해져 고소한 타르트 과자가 한데 어우러져 완성됩니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라바즈(la base)에서 레몬 타르트 클래스를 듣게 됐습니다. 2020년 8월 제과의 기본·기초를 이야기하는 공간이라는 테마로 오픈해 디저트 클래스와 숍을 운영하는 라바즈는, 국내에서 경력을 시작해 얼마 전까지 프랑스 파리 자크 제낭에서 근무하고 돌아온 이상준 파티시에가 김가연 수셰프, 스태프와 함께 운영합니다. 일주일에 2일, 금·토에만 완성된 제품을 판매하고 나머지 요일은 제과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를 운영합니다.

프랑스 과자의 역사와 이야기는 물론, 재료와 공정을 선택한 이유를 이해하고 완성 전후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논리적인 시선을 담아낸 수업으로서 재료들의 역할을 파악해 대체 또는 응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허브에 대한 공부를 바탕으로 싱그러운 계절감을 잘 담아낸 제품들을 만들고 수업에 덧입힙니다. 시즌이 지나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얼마 전에는 국내 생산에 성공한 이탈리아 아말피 레몬으로 타르트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아말피 레몬은 이탈리아 남부에서 자라는 품종으로 기존 레몬과는 사뭇 다른 풍부하고 독특한 향, 산미를 가지고 있어 외국의 제과점은 물론, 레스토랑 키친에서도 무척 사랑받는 재료입니다. 수업 후 완성된 레몬 타르트가 가진 풍성한 시트러스의 상쾌함과 페퍼민트의 은은한 향은 초여름을 맞이하기에 아쉬움이 없는 맛이었습니다. 레몬 타르트는 물론, 군더더기 없는 달콤함이 특징인 캐러멜 타르트와 지금 시즌의 주인공인 토마토 타르트도 추천 아이템입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