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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이기적인 동료가 너무 보기 싫습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30대 사서입니다. 팀원 중에 나이도 어린데 남을 위할 줄 모르는 직원이 있습니다. 바쁠 때는 서로 도와줘야 하는데 딱 자기 할 일만 하고, 휴가도 꼭 주말을 붙여서 길게 쓰고, 조금만 아파도 조퇴하거나 병가를 내고, 그리고 늘 자기 할 말은 다 해서 사람 기분을 상하게 만듭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 솔루션
어느 집단이나 꼭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짧은 글만 봐서는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다른 동료들도 사연을 주신 분만큼 그 직원을 미워하는지요?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그 정도에 비해 유독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자기 내면의 해결되지 못한 문제와 연관될 수 있기에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사연을 주신 분은 그 팀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일을 잘 도와주고, 휴가도 팀 사정을 봐가며 조심스럽게 내고, 웬만큼 아파도 참고, 할 말도 잘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그 동료는 자신을 우선시한다면, 사연을 주신 분은 팀을 우선시하는 분이라고 할까요. 그렇다면 자신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느끼나요? 마음에 드나요?
사실 우리는 본질적으로 누구나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보다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우선시하지요. 다만 그 이익의 내용이 다르고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사연을 주신 분은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적어도 이기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성향 중에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 억압된 특성을 분석심리학에서는 ‘그림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는 외부인격과 쌍을 이룹니다. 즉, 감춰진 그림자가 이기적인 면이라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정반대로 이타적인 모습입니다. 그림자가 진할수록 자기 것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조차 양보하거나 이야기를 못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의 그림자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는 자신이 억압한 그림자의 특성을 지닌 사람을 볼 때 드러납니다. 다만, 자기 안에서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투사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자신의 그림자까지 투사됐으니 상대는 실제보다 더 싫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이 됩니다. 동료에 대한 미움이 모두 그 사람 탓이라고 느껴지겠지만 자신 안의 불균형이 빚어내는 불편함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사연을 주신 분도 팀만 챙길 게 아니라 자신도 챙겨야 할 때인지도 모릅니다. 자신도 이기적일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흥분하지 않고 적절한 거리를 두며 차분히 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도 챙기고 팀도 챙기는 균형을 잘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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