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 스토리>은으로 만든 주전자 모양… 높이 512㎜, 와인 1병 담으면 꽉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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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오픈 ‘클라레 저그’

남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우승 트로피는 ‘클라레 저그’(Claret Jug)로 불린다. 골프챔피언 트로피가 공식명칭. 하지만 은으로 만든 주전자 모양의 트로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디오픈은 1860년 스코틀랜드의 프레스트윅 골프클럽에서 시작됐다.

디오픈은 초창기 10년간 우승자에게 챌린지 벨트를 수여했다. 당시 3회 연속 우승자가 챌린지 벨트를 영구 소유한다는 규정이 있었고, 톰 모리스 주니어(스코틀랜드)가 1868년부터 3년 연속 정상에 올라 가져갔다. 이후 우승자에게 줄 챔피언 벨트가 없자 이듬해 디오픈은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트로피를 마련했다. 19세기 말 영국에서 인기를 끈 프랑스 보르도산 레드와인을 담아 먹던 은으로 제작한 작은 술주전자다. 클라레 저그는 프랑스 보르도산 레드와인을 담는 주전자라는 의미이며 높이 512㎜, 무게 2450g이다. 실제로 1병 분량의 와인을 담으면 꽉 찬다.

디오픈 우승자는 트로피 복제품을 받는다. 진품은 시상식 때만 한 번 만져볼 수 있다. 복제품 제작비는 10만 원 정도인데, 이마저도 1년 뒤 다음 우승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클라레 저그엔 스윙하는 골퍼가 새겨져 있는데, 왼손잡이다. 클라레 저그는 매년 우승자의 이름과 연도, 개최지, 우승 스코어를 새겨넣는다. 세월이 흐르며 우승자의 이름을 새길 공간이 부족해지자 받침대를 늘려 이름을 집어넣고 있다. 현재 클라레 저그의 받침대는 3단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