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학교 리모델링 취소 가능”

서울교육청, 반발 거세자 선회
안전문제 ‘개축’은 강행하기로
미래학교 내년 공모 사실상 중단

40년 이상 노후한 학교 건물을 새로 짓거나 고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둘러싸고 서울 일부 학교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안전문제와 관련 있는 ‘개축’ 사업은 그대로 강행하지만, ‘리모델링’ 사업은 반대 의사가 강하면 취소 가능하다는 방침으로 선회했다. 9월부터 진행하기로 한 내년도 리모델링 대상 학교 공모 작업은 사실상 중단돼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설명자료를 내고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내부적으로 절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관련 사업은 건물을 새로 짓는 ‘개축’ 사업과 노후한 공간을 새 단장하는 ‘리모델링’ 사업으로 나뉘는데 시교육청은 개축사업은 기존 방침대로 타협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개축은 올해 선정된 35개교를 포함해 2025년까지 총 93개교에서 추진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축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는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로, 건물붕괴 등의 안전문제가 걸려 있어 양보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대신 리모델링 대상 학교에 대해서는 학교와 학부모와 추가로 소통·협의하고, 원하면 대상 지정 취소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올해 대상에 선정된 21개교 중 학부모 반발로 6곳이 취소 의사를 밝혀왔고 시교육청에서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취소 의사를 밝힌 곳을 제외하고 올해는 16개만 일단 추진할 계획”이라며 “리모델링 사업은 미래교육과정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공간을 탈바꿈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하면 교육청 차원에서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시교육청은 내년도 리모델링 대상 학교 공모를 9월부터 받으려고 계획했으나 관련 공모절차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