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죽음의 백조’ B-1B 폭격기 이끌고 연합훈련

25일… 北 도발에 대한 경고
중·러 훈련에 견제의 의미도

미국과 일본이 지난 25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 및 호위기를 동원해 연합 공군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10척의 군함을 이끌고 일본 열도를 돌며 연합 해상훈련을 벌인 것에 대응하는 군사훈련으로 풀이된다.

27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 태평양공군사령부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25일 미 공군 소속 B-1B 폭격기 및 일본 공군의 F-15J 전투기 편대와 KC-135 공중급유기를 동원해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 공군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훈련은 인도·태평양사령부 지역에서 멈추지 않으며, 일본 항공자위대와 훈련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연합 공군훈련 장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1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전후로 B-1B 폭격기를 동해로 전개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이틀 전인 17일에도 B-1B 폭격기가 동해에 전개돼 러시아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은 B-1B 폭격기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해 동해와 남중국해 등에서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이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압박을 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일본의 연합 공군훈련은 북한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중·러에 대한 견제 의도를 담고 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해군은 동북아에서 군사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사령부 전력을 확장시키며 일본과 연합훈련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과의 연합훈련은 축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간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연합훈련에 대해 비방전을 벌이면서 훈련 규모가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연말 실시 예정인 한·미 연합 공중훈련 또한 조정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