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로 돌아선 30代, 대선 ‘캐스팅 보터’로

■ 대한민국 30代 리포트

‘촛불’때 진보 47%·중도 34%
文정부 부동산 정책 불만 급증
올10월엔 중도 40%·보수 30%

지난 2016년 이후 주요 선거에서 40대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 왔던 30대가 올해 4·7 재보궐 선거를 계기로 중도·보수 성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30대가 부동산 급등으로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이념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선호하는 실용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내년 3월 20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월간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30대의 이념 성향은 중도가 40%로 가장 높았고, 보수 30%, 진보 20% 순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시위와 탄핵에 따른 대선을 앞둔 2017년 3월 30대의 이념 지향은 진보가 47%였고, 중도 34%, 보수는 15%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집권층의 위선과 불공정 문제에 대한 비판이 강해졌고,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등에 불만을 가지면서 민주당 지지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히 문 정부의 최대 정책 실패로 간주되는 부동산 문제가 30대의 이러한 이념 성향 변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화일보가 지난 1일 창간 30주년을 맞아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를 꼽으라는 질문에 30대는 41.0%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라고 답해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1순위와 2순위를 합한 응답에서도 30대는 66.4%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지목해 역시 전 세대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이 큰 삶의 문제인 30대에게 부동산 급등에 따른 피해 의식이 그만큼 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현 정부에 실망한 30대가 보수·중도 성향으로 바뀌면서 이들의 표심 향방에 따라 내년 대선 결과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30대의 지지도는 부정 평가(52.3%)가 긍정 (44.5%)보다 앞서고, 20대 대선 의미에 대해 정권 교체론(51.1%)이 정권 유지론(39.7%)보다 높아 야당에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30대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32.7%와 32.5%로 팽팽하게 갈려 표심을 예단하긴 힘들다.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은 20%에 달했다.

◇ 특별기획취재팀 = 김충남(사회부)·임정환(국제부)·김유진(정치부)·민정혜(전국부)·이정민(산업부)·전세원(사회부) 기자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