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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24일(水)
사토시는 두 명? 한 명?… 비트코인 100만개 주인 美재판서 가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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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Who - ‘비트코인 창시자’의 정체

美컴퓨터 전문가 클라이먼 유족, 濠공학자 라이트에 “첫해 채굴한 절반 돌려달라” 소송… 라이트측 “클라이먼 역할 없었다”
재판결과 나와도 사토시 정체 여전히 미궁… 업계 “라이트는 사기꾼, 클라이먼도 비트코인 개발 증거 없어”


전 세계에서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상화폐의 원조인 ‘비트코인’ 창시자의 정체가 드러날까. 13년 만에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가 누구인지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열린 소송을 통해서다. 현재 후보는 둘로 압축된다. 2013년 사망한 미국의 컴퓨터 포렌식 전문가 데이브 클라이먼, 혹은 호주의 컴퓨터 공학자 크레이그 라이트. 어쩌면 두 사람 모두 사토시일 수도 있다. 클라이먼의 유족들은 클라이먼과 라이트 모두 사토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라이트는 본인이 사토시라고 반박한다. 누가 진짜 사토시인지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등장 = 사토시의 정체는 금융계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다. 사토시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비트코인 : 일대일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A4용지 9장짜리 논문을 통해 은행이 필요 없는 새로운 전자화폐를 제안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가동됐고, 사토시는 첫해에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기득권에 대한 반감, 일대일(peer to peer) 거래, 익명성 등 가상화폐를 관통하는 3대 키워드가 담겨 있는 그의 논문은 당시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기존 금융기관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글로벌 금융위기 시국에 일부 전문가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초기에 비트코인은 뚜렷한 가치가 없었고 후원자들도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사토시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사토시 역시 공개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고 개발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등 비트코인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2010년 12월 게시글 작성을 돌연 중단한 뒤 자취를 감췄다.

이후 ‘사토시 찾기’ 열풍이 일었다. 비트코인을 만들 수 있는 기술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한정돼 있어 암호학계 거물들에게는 사토시가 아니냐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모두 이를 부인했다. 몇 년 전에는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실제 사토시라는 설이 퍼지기도 했으나 그는 부인했다. 사토시가 개인이 아닌 실리콘밸리 특정 그룹의 필명이라는 얘기도 돌았다.

◇법정에서 불거진 공방, 사토시 찾아낼까 = 이런 가운데 진짜 사토시를 자칭하는 인물이 드디어 등장했다. 크레이그 라이트다. 라이트는 2016년 5월 자신이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밝혔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사흘 뒤 사과문을 올리면서 주장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신이 사토시라며 다시 말을 바꿨다. 그가 진짜 사토시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사토시가 초창기에 채굴한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100만 개가 그의 수중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100만 개의 비트코인은 현재 시세로 640억 달러(약 75조5000억 원)에 달한다.

사실 클라이먼의 유족들이 낸 소송은 누가 진짜 사토시인지 가려 달라는 게 아니다. 클라이먼과 라이트가 사토시라는 가명을 사용한 공동창시자이자 100만 개 비트코인의 공동채굴자이기 때문에 절반은 자신들의 몫으로 돌려달라는 것이다. 특히 유족들은 2008년 초 라이트가 클라이먼에게 A4 용지 9장짜리 백서 작성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 이들이 함께 백서를 작성하고 비트코인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족들은 이들이 협력해 ‘W&K 인포 디펜스 리서치’라는 법인을 만든 후 클라이먼이 비트코인 채굴을 총괄하고 있었지만 클라이먼 사후 라이트가 서류를 위조하고 허위 자료를 취합해 법인이 채굴한 비트코인을 가져갔다는 주장도 내놨다. 유족들을 대리하는 티보 나기 변호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동반자 관계인 두 친구가 있었는데, 한 명이 세상을 떠난 뒤 나머지 한 명이 어떻게 모든 것을 독차지하려 했는지에 관한 재판”이라고 말했다.

◇둘 중 누가 사토시?…‘창시자가 누구인가’ 논쟁도 끝날까 = 소송에서 클라이먼의 유족들은 라이트와 클라이먼 두 사람이 처음부터 비트코인 개발에 관여했고 함께 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라이트 측은 라이트가 비트코인의 단독 창시자이고 클라이먼의 역할은 없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트의 변호인은 “법원이 그들이 동업 관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소송을 통해 진짜 사토시가 밝혀질 거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법정이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특히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라이트에 대해 해커이자 사기꾼이라는 부정적 견해가 우세하다. 반면 클라이먼에 대해서는 그의 컴퓨터 지식을 고려할 때 정말로 비트코인을 창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평가가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물론 법정에서 누가 진짜 사토시인지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블록체인 기업 아바랩스의 설립자 에민 귄 시러는 WSJ에 “클라이먼이 비트코인을 만들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확실히 입증할 만한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10년 전 약 400달러(47만 원)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약 6만5000달러(7680만 원)로 162배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 달러로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약 2조5300억 달러)의 절반에 육박한다. 채굴 한계를 2100만 비트코인으로 한정해 놓은 희소성에 더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자산 가치로서의 유망성이 더해지면서 기대 가치가 더욱더 커지는 양상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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