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 경쟁이 빚은 촌극…‘2030 자리사냥꾼’ 논란

■ 대선 바람개비

이재명 영입한 데이터 전문가
전날까지 尹선대위 합류 타진
尹지지 대학생팀, 李지지 선회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인재 영입 경쟁에 나선 여야가 ‘2030 자리 사냥꾼’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30세대 표심이 이번 대선 결과를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평가되자 이름이 조금만 알려진 청년이라면 무조건 영입에 나선 탓이다. 자리만을 노리고 여야를 넘나드는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2030세대를 대표할 수 없다는 비판도 거세다.

자리 사냥꾼 논쟁은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MZ세대 데이터 전문가’로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김 대표의 민주당 합류가 발표되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 대표가 전날인 지난달 30일 자신을 만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돕고 싶다’며 이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추천해달라고 요청해 1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력서를 전달했다가 민주당 영입 소식을 듣고 급히 철회했다는 게 박 의원 측 설명이다. 관련 사실이 알려지자 윤 후보 캠프에서 청년특보를 맡았던 장예찬 씨는 SNS에서 “이런 자리 사냥꾼을 이 후보가 데려가 고맙다”고 비꼬았다. 반면 이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병준, 김한길 두 분까지 영입한 국민의힘에서 유독 김 대표를 비판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감쌌다.

같은 날 윤 후보를 지지했던 20대 대학생 단체 ‘팀 공정의 목소리’가 이 후보 지지로 선회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단체 안은진 대표는 국회에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 곁에서 저희의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급하게 ‘반짝 스타’를 영입하며 참신성 경쟁을 하는 방식으로는 청년 세대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