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보다 성과’… 40대 부사장 10명·30대 상무 4명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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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2022년 정기 임원인사… 198명 승진

부사장, 작년보다 2배 늘어… 상무 113명‘젊은 리더’배출
다양성·포용성 강화 차원 여성 12명·외국인 5명 포함돼

삼성전자가 9일 성과주의 원칙 아래 큰 폭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제도 개편과 사장단 인사, 임원인사로 숨 가쁘게 이어진 올 연말 인사의 마지막 단추를 채웠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와중에도 올해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 유력한 만큼, 예년에 준하는 대규모 승진을 유지한 점이 두드러진다. 성과주의 원칙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말 발표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반영해 부사장(예전 전무직급 포함) 68명을 새로 선임함으로써 미래 CEO 후보군을 더욱 두텁게 형성했다. 성과가 있으면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승진시킨 ‘발탁 인사’를 적용함에 따라 30대 상무·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가 배출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198명을 승진하는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1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을 승진시켰다. 총 승진 인원은 지난해(214명)보다 다소 줄었다. 그러나 2019년(158명), 2020년(162명)에 비해선 여전히 큰 규모다.

특히 부사장 직급은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묶어 단순화한 통합 여파로 2배가량으로 늘었다. 2001년 이사, 이사보, 2008년에는 상무보를 없앤 후 그동안 상무, 전무, 부사장 임원 직위체계를 운영해 왔다. 삼성전자는 직급과 연차와 관계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물을 과감히 발탁해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배출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승진 폭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큰 규모를 유지한 배경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코로나19 사태 등의 악재에도 불구,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호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들 승진 인사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차별화된 제품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을 활용해 역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조직 혁신을 위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여성과 외국인 임원을 각각 12명, 5명 승진시켰다. 이는 지난해 1월 인사 때 9명, 12월 인사 때 10명 등과 비교해 대폭 늘어난 수치다. 미래 핵심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우주 인력도 다수 임원으로 발탁됐다. 고객경험(CX) 차별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분야 주요 보직자에 대한 승진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성과주의 원칙 아래 지속 성장을 위한 리더십 보강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부사장 군(群)에서 능력과 성과를 탁월하게 발휘한 임원을 중심으로 CEO가 배출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빼어난 임원은 핵심 보직에 전진 배치한다는 게 인사 기조”라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