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사내 연애후 이별… 다른 사람과 사귀는 前남친 보면 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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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저와 공개연애했다 이별한 후 다른 사람과 사귀는 사람을 보면 힘이 듭니다. 제 생애 첫 직장에서 다른 팀의 입사 1년 선배인 남자친구를 사귀었고 2년 넘게 연애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비밀로 했으나 어쩌다 보니 회사에서는 소문이 난 상태였어요. 결혼도 생각했으니 서로의 부모님도 저희 연애를 알고 계셨고요. 그런데 두 달 전부터 남자친구는 자기 팀의 프로젝트가 바쁘다면서 밤늦게까지 연락을 받지 않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같은 팀의 신입사원과 연애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저와의 연애가 회사에 알려져 있다 보니, 남자친구는 제가 집착하는 성격이어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오히려 험담을 했나 봅니다. 눈을 뜨자마자 심장이 빨리 뛰고, 출근해서 그들을 마주칠까봐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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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운 없는 일 당한 것일 뿐…‘안 좋은 감정’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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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감정이 섞일수록 미련과 분노를 구별해야 합니다. 연애가 끝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직장에서 ‘환승 연애’를 하는 예전 연인을 계속 봐야 하고 억울한 소문까지 퍼지다니 정말 힘든 상황이겠네요. 복잡한 감정이 여러 가지 들 수 있습니다. 직장 내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신경이 쓰이실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구분해봅시다. 누구에 대해서 화가 나는지, 무엇이 그리운지, 왜 창피한지 각각에 대해서 말입니다.

여러 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지만, 내가 갖는 감정을 ‘안 좋다’라고 뭉뚱그리지 말고 어떻게 안 좋은지 각각의 서랍에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헤어진 과정 탓에 아쉬움이 남지만 미련과 분노를 구별하기를 바랍니다. 연인과 행복하게 연애하던 날이 그리운 것이지 이제야 알게 된 연인의 실체에 대해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런 사건은 아주 오래 뒤에 떠올려 봐도 충분히 화가 날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애정이 남아 있는 것과는 구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무책임에 대해 내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으며, 운 없는 일을 당한 것일 뿐 내가 이런 일을 당할 만한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는 마십시오.

연애하다가 사람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지만, 애매하게 이런 식으로 상황을 피하면 누구나 애가 타게 됩니다. 원래 멀어지면 붙잡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행동이 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 것입니다. 내가 더 못나서 이런 일을 겪은 것이 아니라 자기의 곤란함을 피하려던 타자의 태도로 고통을 받은 것입니다.

예전 연인이 자기변명을 위해 나쁜 소문을 낸 부분에 대한 대처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일에 관심이 없고, 내가 염려하는 만큼 오래 기억하지 않습니다. 더 좋은 다음 연애를 위해서 내가 준비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